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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읽는 '오즈의 마법사' 시리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얼마 전 시공사가 다시 출간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거울 나라의 앨리스〉처럼 유명도에 비해 그동안 제대로 소개되지 못한 고전들이 의외로 많다.

어른들도 함께 읽을 만한 내용을 초등학교 저학년 정도의 수준에 맞춰 제멋대로 축약해 내다보니 원작이 지닌 맛이나 깊이를 제대로 전달해 주지 못했다.

지난해 〈위대한 오즈의 마법사〉 발간 1백주년을 맞아 문학세계사가 새롭게 완역, 출간하기 시작한 '오즈의 마법사' 시리즈는 그런 잘못된 관행을 고친 작품 중의 하나다. 덴슬로우와 닐의 원작 그림도 그대로 살렸다.

미국의 작가 프랭크 바움(1856~1919) 이 생전에 모두 14권까지 쓴 이 시리즈에서 우리에게 친숙한 소녀 도로시와 허수아비.사자 등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작품은 몇 권 뿐이다.

에메랄드 시가 있는 오즈 나라와 그 주변 국가들을 중심으로 작품마다 각기 개성있고 재미있는 캐릭터들이 환상의 모험을 펼친다.

신간 〈오즈의 틱톡〉은 시리즈 여덟번째 작품으로, 소녀 벳시와 작은 노새가 털복숭이 노인을 만나 놈 왕의 지하 동굴에 포로로 잡혀 있는 노인의 동생을 구출한다는 내용이다.

여자라는 이유로 통치자가 되지 못하고 쫓겨난 장미 나라의 공주, 무지개를 놓쳐버린 무지개 요정 폴리크롬, 심심하다는 이유로 전쟁을 하려고 했던 우가부 나라의 앤 여왕, 우물에 빠졌다가 구출된 태엽 인간 틱톡 등 일행에 합류하는 새로운 캐릭터들이 저마다 독특한 웃음을 제공한다.

또 벳시가 노새나 로봇 틱톡 등 인간이 아닌 캐릭터들과도 나누는 따뜻한 사랑은 1권에서부터 일관되게 나타나는 주제이기도 하다.

다만 대령을 대위로 잘못 번역했다든지(16쪽) , 삽화 속의 영어를 한글로 바꾸어 처리하지 않은 것(29쪽) 등은 모처럼 완역 출간한 작품에 '옥에 티' 로 느껴진다. 아이들은 어른보다 그런 작은 실수에도 민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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