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만원 더 받아' 해외서 더 비싼 국산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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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국내가 2035만원 vs 수출가 2800만원’.

 동일한 차량인데도 국내에서보다 해외에서 더 비싼 값을 받는 차가 있다. 러시아에서 판매 중인 쌍용자동차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란도C(사진)다. 자동차의 경우 국내 판매가가 수출가보다 높은 것으로 여겨지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코란도C가 견고함 등을 무기로 러시아 시장에서 ‘씽씽’ 달리고 있다. 26일 쌍용차에 따르면 올 들어 7월까지 코란도C의 러시아 누적 판매량은 9972대. 지난해 러시아 전체 수출량(1만440대)의 96%에 달하는 실적이다. 같은 기간 동안 국내에서 팔린 것(8042대)보다 2000대가량 더 팔렸다. 4륜구동 고급형 모델은 최고 4400만원 선에 거래된다. 동일 차량의 국내 판매가는 2965만원으로 1500만원가량 더 가치를 인정받은 셈이다.

 코란도C가 이처럼 러시아에서 인기를 끄는 것은 여름-겨울 기온 차가 최대 70도에 달하는 현지 기후에 맞춰 꾸준히 성능을 향상시켜 온 덕분이다. 또 선진국과 달리 도로 여건이 좋지 않다는 점도 상대적으로 SUV에 강점이 있는 쌍용자동차에는 유리한 환경으로 작용했다. 쌍용차 역시 일찌감치 러시아 우선 전략을 펴왔다. 현지 내수시장 규모가 연 260만 대가량으로 미국이나 중국보다는 작지만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의 경쟁이 덜 치열하고 SUV 시장 규모가 전체 차 시장의 25%(연 65만 대)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했다. 선진국보다 차량 관련 규제가 덜하다는 점도 유리한 조건이다. 덕분에 국내에선 배출 규제 때문에 단종된 이 회사의 카이런도 러시아에서는 올 들어서만 6912대가 팔렸다.

 이 같은 러시아 중시 전략이 성과를 내면서 쌍용차의 러시아 수출 물량도 꾸준히 커지고 있다. 코란도C를 포함해 쌍용차가 올 7월까지 러시아에 판매한 차량은 1만8684대. 전체 수출 물량(4만404대)의 46%가 러시아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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