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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기난동범 강남진, 문 열린 집 안방 들어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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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주점과 주택에서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숨지게 하고 4명에게 중경상을 입힌 강남진이 21일 오후 경기도 수원 남부경찰서에서 수건으로 얼굴을 가린 채 유치장으로 이송되고 있다. [수원=뉴시스]

특수강간죄로 교도소에서 복역한 30대 남성이 출소한 지 43일 만에 성폭행을 시도하다 실패하자 흉기를 휘둘러 1명이 죽고 4명이 다쳤다. 경기도 수원중부경찰서는 21일 술집 여주인을 성폭행하려다 실패하고 달아나면서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살해하고 4명을 다치게 한 혐의(살인 등)로 강남진(39·전과 11범)을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강은 2005년 2건의 특수강간죄로 7년형을 선고받고 지난달 9일 만기 출소했다.

 강은 21일 0시55분쯤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파장동의 윤모(39·여)씨 술집에서 혼자 있던 윤씨를 감금하고 성폭행을 시도했다. 윤씨의 저항으로 실패하자 윤씨와 마침 가게를 찾아온 임모(42)씨에게 흉기를 휘두르고 달아났다. 강은 500여m를 달아나 막다른 골목에 이르자 문이 열려 있던 고모(65)씨 집에 들어가 잠에서 깨어난 고씨와 그의 아내(60), 아들(34)에게 차례로 흉기를 휘둘렀다. 그는 100여m쯤 달아나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강이 휘두른 흉기에 맞은 고씨는 병원으로 이송 도중 숨졌다. 임씨는 복부에 중상을 입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씨의 아내와 아들, 윤씨도 팔과 가슴 등에 상처를 입고 치료 중이다. 강은 경찰에 붙잡힐 당시 만취 상태였다. 지구대로 끌려온 그는 태연하게 “졸려서 조사를 받기가 힘드니 한숨 자고 일어나 시원하게 다 말하겠다”고 했다고 경찰 관계자는 전했다.

범인 강남진이 범행 한 시간여 전 편의점에서 흉기를 구입하고 있다(왼쪽). 강이 혼자 있는 여주인을 성폭행하려다 실패한 수원시 파장동의 한 술집(가운데). 달아나던 강이 숨기 위해 들어갔다 살인을 저지른 정자동의 고모씨 집 모습(오른쪽). [사진 CCTV], [김도훈 기자]

 경찰은 강이 계획적으로 성폭행을 시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교도소를 나와 갈 곳이 없던 강은 지난달 13일 수원시 장안구 천천동에 있는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산하의 한 보호소에 입소했다. 그는 보호소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공사판을 전전했다. 보호소는 윤씨의 가게로부터 1㎞, 고씨의 집에선 700m쯤 떨어져 있다. 범행 당일 아침에는 “치매로 요양 중인 어머니를 뵈러 안산에 며칠 다녀오겠다”며 외박계를 제출하고 보호소를 나섰다. 경찰 조사 결과 강은 하루 종일 술을 마시다 범행 한 시간 전쯤 윤씨의 술집 근처 마트에서 흉기를 구입하고 주변을 배회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강은 전자발찌 부착 대상에서도 제외돼 관리 사각지대에 있었다. 법 제정(2008년) 이전 성범죄자에 대해서도 전자발찌를 부착할 수 있도록 2010년에 관련법이 개정됐지만 강은 대상 서 제외됐다. 수원지검 관계자는 “강의 경우 성범죄 횟수나 남은 수형 기간(2년) 등 여러 가지 조건을 고려해 적용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보호소에서도 강 등 중범죄 전과자를 특별관리하지 않았다. 보호소 관계자는 “범죄자의 간단한 이력만 알 뿐 교화 정도나 범죄 경중을 고려해 따로 관리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중앙일보는 또 다른 범죄 피해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부녀자를 성폭행하려다 살인까지 저지른 흉악범들의 실명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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