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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진에서 맛보는 여름철 별비 메밀국수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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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에게 국수는 별미 중의 별미다. 국수의 주재료는 원래 메밀가루였다. 곡식으로서 메밀은 오곡의 축에도 끼지 못하지만 메밀가루로 뽑은 국수는 귀한 대접을 받았다. 실제로 조선시대 궁중에서는 메밀을 국수 가운데 으뜸으로 쳤고 온면이나 냉면으로 말아 곧잘 점심 수라상에 올랐다. 밀가루가 흔치 않던 시절 국수라면, 으레 메밀국수를 지칭했다.
이제 메밀국수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사랑받는 국민음식이다. 메밀국수는 한국에서는 ‘막국수’ 일본에서는 ‘자루소자’로 불린다. 막국수는 메밀국수에 김칫국물을 붓고 김치, 오이 등 채소, 깨소금, 고춧가루 등을 얹어 비비듯이 먹는 것이고, 자루소바는 간장국물에 무즙, 파, 고추냉이를 넣어 국수를 적셔 먹는 방식이다. 둘 다 기름기 있는 재료는 전혀 넣지 않아 시원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특히 무더운 여름철에 사랑받는 메뉴다.
춘천을 비롯해 강원도 지역에서는 막국수 집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물론 서울 시내에서도 막구수 집은 많이 운영되고 있다. 소바도 웬만한 일식집은 물론 분식집에서도 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됐다. 하지만 전통적으로 유명한 곳은 58년째 영업 중인 광화문 미진이 유명하다. 메밀국수의 맛은 양념장에 달려 있다. 국수도 쫄깃쫄깃한 맛이 살아날 정도로 알맞게 삶아져야 하지만 국수에 찍어먹는 양념장이 맛을 좌우한다. 단골들이 말하는 미진의 감칠맛은 잘 삶아진 면발과 양념장이 어우러져 빚어내는 풍미다

미진의 양념장은 들어가는 재료만 14가지나 된다. 양념장 만들기의 첫 단계는 무 다시마 쑥갓 파 등을 넣고 삶는 것이다. 그런 다음 이른바 미진공식에 따라 멸치 가다랭이 등 다른 재료를 순서대로 넣고 끓이기를 여러 차례 반복한다.
메밀의 제철을 가을로 알고 있는 사람도 많지만, 한국산 메밀에는 여름메밀과 가을메밀이 있다. 여름메밀은 봄에 파종해 7월 말∼8월에 수확하고, 가을메밀은 여름에 심어 10월쯤 거둔다. 재배량으로 볼 때는 가을메밀이 많지만, 여름메밀은 가을메밀에 비해 혈압을 낮춰주는 효과가 있는 루틴(rutin) 함유량이 훨씬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봉평 등 메밀 산지에서는 여름메밀 수확이 한창이다.
미진의 고객은 오랜 단골이 많다. 박정희 전 대통령도 생전에 미진의 메밀국수를 즐겼다고 알려졌다. 말년을 청주에서 보냈던 고 김기창 화백은 서울에 올라올 때 마다 미진을 먼저 찾았다. 최근에는 메밀국수의 장인을 배출하며 장인정신을 이어가고 있다.
이제 미진은 고객에게 받은 사랑을 돌려주기 위해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하고 있다. 전국의 많은 매장에서 미진 메밀국수의 참맛을 많은 사람들이 느낄 수 있게 해주기 위해서다.

현재 미진의 대표메뉴는 냉메밀, 비빔메밀, 메밀전병 등이다. 오랫동안 고객들로부터 맛을 인정받은 만큼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미진은 프랜차이즈 사업 시작과 함께 메뉴를 추가로 늘릴 계획이다. 새롭게 선보일 메뉴는 한우진곰탕, 쭈꾸미덮밥, 메밀짬뽕, 황태해장국, 가쓰오메밀우동 등이다. 신메뉴는 기존 인기 메뉴와 함께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들에게도 큰 인기를 끌 전망이다.

창업문의는 전화(1544-2142)로 가능하다.
이정구 기자 bupdor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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