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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정부, 일본에 비굴한 짓한 축구협에 격노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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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가 일본축구협회에 보낸 해명 이메일은 김주성 축구협회 사무총장의 주도로 작성됐다고 일간스포츠가 보도했다.

축구협회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16일 "법원에서도 양자(가해자와 피해자)가 합의하면 형량을 줄여주듯, 한국과 일본이 이번 '독도 세리머니'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하면 박종우(부산)의 징계 문제도 쉽게 풀릴 것으로 판단했다"며 "김주성 사무총장의 지시를 받은 국제국 직원이 이메일을 작성했고, 김 사무총장의 최종 점검을 거쳐 발송한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지난 13일 김 사무총장이 국제국 직원에게 구두로 기본적인 내용과 표현의 수위를 지시했고, 국제국 직원이 곧장 영문으로 문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무총장이 영문 이메일을 조중연 축구협회장에게 보고 및 설명했고, 조 회장은 형식적으로 사인만 하고 일본축구협회로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축구협회 국제국 직원은 "이메일 작성 절차를 정확히 밝힐 수 없다. 박종우에 대한 국제축구연맹(FIFA)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모든 것이 조심스럽다"면서도 "필요 이상으로 저자세를 취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표현'이라는 프레임이 갇혀서 보면 저자세 스포츠 외교로 오해할 수 있겠지만, 실상은 다르다"고 말했다.

정부 및 대한체육회와의 유기적인 협조도 없었다. 일본에 강경 기조로 나서고 있는 정부는 애초 특별법을 만들어서라도 박종우를 구제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정부는 독단적으로 이메일을 발송한 대한축구협회에 격노했다는 후문이다.

박용성 대한체육회 회장도 14일 귀국 직후, 축구협회의 해명 이메일에 대해 "아직 보고를 받지 못해 어떤 내용인지 모르겠다"며 "대한축구협회가 FIFA에 16일까지 보고서를 낸다. 이를 토대로 FIFA가 판단해 IOC에 처벌 또는 사면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올린다. FIFA가 어떤 보고서를 내느냐가 중요하다"고 아쉬워했다.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 측근도 "정 명예회장이 이메일을 보내 해명했다는 소식에 무척 화를 냈다. 이번 사건은 FIFA와 IOC와 관련된 사항이지 일본축구협회와는 상관이 없는 일이다. 일본축구협회에 이메일을 보내 해명할 필요는 없었던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국회는 17일 조중연 축구협회장이 참가한 가운데 문화체육관광위원회를 열고 긴급 현안 질의를 할 예정이다.

온라인 중앙일보,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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