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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 대표팀 "한국이 가르치니 다르네" 감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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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훈련이 힘들었지만 다음에 꼭 다시 오고 싶어요.”

 인도네시아 서부 자바주 출신의 남자 유도 선수 부디 히다야트(29)는 지난 6월부터 3개월 가까이 경북 영천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고된 훈련을 마친 히다야트는 19일 고국으로 돌아간다. 그에게 한국 전지훈련은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남게 됐다.

 히다야트는 경북도와 인도네시아 서부 자바주 간 체육교류로 한국 땅을 밟았다. 경북 7개 지역(영천·경산·포항·구미·예천·영주·울진)에서 훈련한 인도네시아 선수들은 10개 종목 111명에 이른다. 한국식 훈련으로 무장한 이들은 9월 인도네시아 전국체전에서 상위권 입상을 노린다. 전국체전 우승자는 주정부로부터 집 한 채를 부상으로 받는 한편 경찰 및 군인 공무원 채용 때 인센티브가 주어진다고 한다.

 경북과 서부 자바주의 체육교류는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이뤄졌다. 2000년대 중반까지는 태권도 선수들이 간헐적으로 오가며 전지훈련을 했다. 2009년부터 상시적인 교류를 위해 양측 체육회 관계자들이 논의를 시작했다. 2010년 7월 해외체육교류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지난해에는 서부 자바주의 요청으로 9개 종목(태권도·유도·양궁·사격·복싱·레슬링·육상·펜싱·볼링) 한국인 지도자 11명을 선발해 현지로 파견했다.

 기술과 더불어 체력·근성을 강조하는 한국인 지도자들이 가르치자 금세 효과가 나타났다. 특히 서부 자바주 유도팀은 지난해 3개월 동안 채무기(42) 감독의 지도를 받고 주 대회에서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서부 자바주 체육회 관계자들은 ‘한국인이 가르치니 뭔가 다르구나’라며 크게 만족스러워 했다. 결국 인도네시아 전국체전을 앞두고 주정부 차원에서 대대적으로 선수단을 한국으로 파견하게 됐다.

 여자 태권도 선수 라라스 수마르나(23)는 “훈련장과 숙박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편하다. 또 한국 선수들이 고된 운동을 열심히 하는 걸 보니 동기부여가 된다”고 말했다.

 경북체육회는 체육교류로 쌓은 신뢰를 바탕으로 경제교류를 확대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미 올해 초 서부 자바주 부주지사가 한국의 기계식 농업을 보기 위해 경북을 방문했다. 또한 서부 자바주가 2016년 전국체전을 개최하게 돼 경북이 스포츠시설 건설과 장비·용구 공급에도 참여하기로 했다. 텅스텐·아연·구리 등 서부 자바주의 풍부한 광물자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데도 체육 교류가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체육교류 사업을 총괄하는 김응삼(46) 경북체육회 운영팀장은 “단순한 체육교류가 아니다. 인도네시아 사람들에게 한국을 긍정적으로 인식하도록 해 주고 싶다. 앞으로 교류가 다양한 분야로 확대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경산=오명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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