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맛 달콤, 밀냄새 여운 … 양조장 막걸리 재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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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쌀막걸리가 나타났다.

 1965년 정부가 시행한 양곡관리법으로 쌀을 이용한 술제조가 금지됐다. 이때부터 막걸리를 보리로, 또 옥수수와 밀가루로 빚었다. 이후 일본식 누룩의 도입 및 수입쌀의 사용으로 막걸리 맛은 더 다양해졌다.

 전통은 국순당이 재현했다. 국순당은 ‘국순당 옛날 막걸리’를 출시해 1960년대 이전까지 양조장에서 빚던 막걸리 맛을 그대로 나타냈다.

 국순당 옛날 막걸리는 냄새부터 다르다. 처음에는 막걸리 특유의 누룩향이 나고 뒤에는 밀냄새의 여운이 남는다. 제조방식도 옛날 방식을 최대한 유지했다. 100% 국내산 쌀을 고두밥으로 찌고 식힌 후 전통 누룩을 잘 섞어서 빚는다. 아스파탐 등의 인공감미료는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막걸리 발효를 위해 사용한 누룩도 우리나라 전통 누룩인 밀누룩을 사용한다. 시중의 막걸리는 품질의 균일화를 위해 일본식 누룩을 사용한다. 일본식 누룩을 쓰면 발효시 구연산이 많이 발생해 가벼운 신맛을 풍긴다.

 국순당 옛날 막걸리는 유산균이 발효되어 만든 젖산이 풍부하다. 김치처럼 자연스럽게 입에 감기는 신맛이 느껴진다. 유산균도 전통제법으로 빚어 다른 막걸리에 비해 100배 이상 많은 유산균을 함유한다.

 누룩의 양도 일반 막걸리 사용량의 3배다. 전통 누룩의 발효 과정에서 단맛, 신맛, 쓴맛이 자연적으로 복합 발생한다. 시중의 생막걸리가 가볍고 깔끔한 맛인 것과 달리 국순당 옛날 막걸리에는 묵직한 질감과 함께 긴 여운이 있다. 탁도도 너무 맑지 않고 걸쭉해 목 넘김이 부드럽다. 마신 후 끝 맛은 달콤하다. 이화주나 고급 전통막걸리에서 느낄 수 있는 꽃향기 맛이다.

 국순당 옛날 막걸리는 옛 막걸리의 맛을 기억하는 40대 이상의 장년층에게 특히 인기다. 사업상 술자리를 많이 갖는 엄수용씨(51)는 “집 근처 양조장의 추억이 떠오르는 맛이다”라며 “옛날에는 멀리까지 퍼지는 누룩향으로 낯선 곳에서도 양조장임을 알 수 있었는데, 옛날 막걸리를 마시니 아지랑이처럼 그 향이 퍼졌다”고 했다.

 색감은 진한 볏짚색이다. 시중의 다른 막걸리는 우윳빛이다. 우리나라 전통 밀누룩의 색이 그대로 나타난다. 밀누룩을 사용한 발효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색감이다.

 국순당 홍보팀 고봉환 팀장은 “옛날 막걸리는 1960년대 이전의 막걸리 제조방식을 현재에 맞게 위생적으로 개선하였으며 원료도 100% 국내산 쌀과 전통누룩인 밀누룩을 사용해 빚었다”며 “과거 조상들이 마시던 막걸리 맛의 원형을 최대한 보존하여 막걸리 본래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하였다”고 말했다. 국순당 옛날 막걸리의 알코올 도수는 7%이며 용량은 750ml, 가격은 할인매장 기준으로 2000원이다.

배은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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