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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부인에 키스하려 덤볐다가 결국…'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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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경선 후보가 13일 서울 명동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춤을 추고 있다(왼쪽 사진). 손학규 후보 측은 부인 이윤영씨에게 손 후보가 꽃다발로 얻어맞는 동영상을 홈페이지에 올렸고(가운데), 김두관 후보 측은 마스크팩이 얼굴을 다 덮지 못하는 ‘대두(大頭) 편’ 합성 사진을 블로그에 실었다. [연합뉴스, 후보 홈페이지·블로그 캡처]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사이버 홍보전에 달려들었다. 후보를 알리기 위해 격식 파괴는 물론 굴욕 동영상까지 소개하며 ‘망가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주요 지지층인 젊은이들을 끌어모으려면 권위와 격식보다는 파격이 필요하다는 게 각 캠프 홍보 담당자들의 판단이다.

 문재인 후보는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패러디한 동영상 ‘문재인스타일’을 선보였다. 여기엔 젊은이들과 함께 말춤을 추는 문 후보는 물론 부인 김정숙씨의 능숙한 춤 솜씨까지 담겼다. 강남스타일의 가사 ‘점잖아 보이지만 놀 땐 노는 사나이’를 배경 음악으로 흘리며 문 후보를 부각하는 내용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 장례식 당시의 절제된 표정·자세와는 대조적이다.

 문 후보는 13일 서울 명동 예술극장 앞에서 선거인단 모집 캠페인을 하며 ‘명동스타일’이라는 홍보 동영상도 촬영했다. 송창욱 팀장은 “명동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춤을 추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편집해 홈페이지에 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손학규 후보 측은 ‘재미없는 남자 손학규’ 동영상 시리즈로 홍보에 나섰다. 2007년 밸런타인 데이 때 부인 이윤영씨에게 꽃다발을 건넨 뒤 갑자기 키스를 하려 덤벼들다가 질색한 이씨로부터 꽃다발로 얻어맞는 영상을 여과 없이 공개했다. 또 최근 어시장을 찾았다가 아무도 말을 걸어주지 않아 상인들 뒤에서 멋쩍게 혼자 서 있는 장면도 소개했다. 손 후보가 “오징어가 왜 이리 커요”라고 묻자 상인이 “한치인데요”라고 답해 손 후보가 머쓱해하는 모습도 나온다.

 김두관 후보 측도 굴욕 마케팅에 나섰다. 김 후보 블로그의 ‘김두관 대두(大頭) 편’엔 탤런트 이나영과 가수 닉쿤의 얼굴 전체를 덮은 마스크팩 사진에 이어 눈·코·입만 겨우 가린 김 후보의 마스크팩 사진(합성)을 실었다. 김 후보는 올림픽 축구 한·일전에서 승리하면 하겠다고 약속했던 번지점프도 트위터로 예고했다. 그는 “좀 떨리긴 한데 어디서 하면 좋겠느냐”고 트위터를 통해 물었다.

 정세균 후보 측도 “빚도 없고 마음 편한 우리 집, 우리나라”라는 내용의 ‘세균맨 송’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렸고, 박준영 후보 측도 중농 정책을 강조한 UCC 애니메이션을 준비 중이다.

 민주당 후보들이 파격 홍보전에 뛰어든 데엔 경선이 여론의 관심을 끌지 못하면서 선거인단 모집이 부진해진 것도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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