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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내일 하면 안돼요?" 박태환 결국 왈칵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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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써 담담함을 유지했던 박태환(23·SK텔레콤)은 결국 눈물을 흘렸다. 박태환은 29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올림픽파크내 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서 3분42초06을 기록해 은메달을 따냈다. 라이벌 쑨양은 3분40초14로 올림픽 신기록을 작성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다음은 박태환과의 일문일답.

-실격 후 어땠나.

"계속 숙소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오후에 경기가 있는지 없는지 몰라 답답했다. 마냥 기다리는 상황이라 답답했다."

-실격 판정 번복이 마인드 컨트롤에 영향 미쳤나.

"어쨌든 은메달을 땄고 나에게는 은메달도 값지다. 은메달을 따기도 힘들다. 올림픽 2연패를 못 이룬게 아쉽다. 오늘 결과는 예선의 피해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지만 마냥 기쁘지는 않다. 그래도 좋은 성적을 거뒀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서양 선수가 아닌 아시아 선수가 금메달을 따내 좋고 축하할 일이다."

-오늘 몇 초대 기록을 생각했나.
"생각만큼 기록이 나오지 않아 아쉽지만 최선을 다해 후회는 없다. 3분40초대를 생각했다. 연습 때도 잘 해왔는데..."

-자신의 레이스를 전반적으로 평가한다면.

"랩타임을 보지는 못했는데 300m까지는 괜찮았다. 그런데 마지막에 스피드가 부족했다."

-쑨양이 치고 나가는 게 자신의 레이스에 영향을 미쳤나.

"(쑨양이 치고 나가는 것이) 보였기 때문에 (압박감을) 이겨내며 쫓아가겠다는 생각이었다. 결과적으로 졌기 때문에 내 실력이 부족했던 게 사실이다."

-수영 인생에서 오늘 같은 날은 없었을 것 같다.
"잘 하다가 2009년 내려갔고 다시 올라왔다. 그런데 오늘은 그 모든 게 하루 만에 이뤄졌다. 롤러코스터 같은 하루라 힘들었다."

-남은 경기를 어떻게 준비하겠나.

"이제 200m에서 잘 해서 좋은 기록을 내도록 하겠다. (혹시 울었나) 아니다. 그냥 답답해서..."

그러나 다음 질문이 이어지자 박태환은 참았던 눈물을 쏟아내고 말았다. "(인터뷰를) 내일 하면 안 되겠냐"는 박태환은 이후 외신 기자의 요청에 옆 자리로 이동해 끝까지 성실하게 인터뷰에 응한 뒤 믹스트존을 빠져나갔다.

런던=오명철 기자 omc102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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