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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야구] 분석(2) '좌완투수'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야구에서 에이스급 좌완 투수를 보유하고 있는 팀은 언제든지 정상등극이 가능한 후보군들 중의 하나로 손꼽힐 수 있다.

야구라는 대중 스포츠가 널리 보급된 이후로 변하지 않는 '불문률' 중의 하나이다.

1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좌완 투수라는 존재가 야구라는 스포츠 종목에서 비중을 가지게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희소성의 가치'(The Value Of Scarcity)에 있을 것이다.그 희소성의 가치에 의해서 좌완투수라는 이름만으로도 선수가 가진 객관적인 실력 이상의 대우를 받고 있는 것이다.

현재 초등학교의 야구선수들은 야구를 배우면서,우투좌타(혹은,스위치히팅)를 정석으로 고집하고 있다.현대야구에서 야구선수의 초동 학습기에 우투좌타를 교과서적 스타일로 고집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1루가 시계반대 방향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즉, 한 발이라도 더 빨리 1루에 도착하기 위한 최선의 선택인 것이다.

재미있는 한가지 가정을 해보자.

야구라는 경기가 현재의 시계반대 방향이 아닌,시계방향으로 진행하도록 규정되어졌다면,아마도 좌완투수들의 가치는 현재 가치에 비해서는 상당히 저평가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메이저리그뿐만 아니라,고교야구에서도 좌완투수의 시장경제적 가치는 상당히 고평가되고 있다.수요에 비해서 공급이 턱없이 딸리기때문이다.작년에는 그래도 시애틀의 매리너스에 입단한 추신수(사진)라는 걸출한 좌완투수가 존재했었고,보스턴 레드삭스에 입단한 채태인이라는 성장 잠재력있는 투수도 배출되었었다..

그리고 좌완으로는 대형투수로 성장할 가능성이 큰 롯데 지명의 박승종(포철공고졸), 두산지명의 김용영(천안북일고졸),LG지명의 신경석(전주고졸),현대지명의 장기영(경남고졸)등의 잠재력있는 좌완투수들이 배출되었다.

올해는 과연 어떤 좌완투수들이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철벽마무리 '빌리 와그너'나 애리조나 다이아몬드 백스의 '랜디 존슨'을 우상으로 삼고 '제2의 구대성과 이상훈'을 동경하며 동대문구장의 마운드에 오를지 사뭇 궁금해진다.

고교 좌완투수 기대주는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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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김광희(성남고3)

고3 좌완투수중에서는 지도자,선수사이에서 'No1'으로 누구나가 꼽는 선수다.2학년 시절부터,우완 김규태와 함께 팀의 쌍두마차 에이스로서 활약했었다.140KM/H 중반의 강속구를 주무기로 하고 있으며,신체의 유연성이 뛰어나므로 부상당할 가능성은 적은 투구폼을 지니고 있다.따라서,프로무대에서의 발전가능성은 무한하다.하지만,경기운영능력이나,안정성에서는 아직 미흡한 면이 없지않다.

덕수정산고의 류제국,배명고의 조태수와 함께,연고구단인 LG와 두산의 1차지명이 유력한 선수다. 류제국이 소문대로 메이저 리그로 진출하게된다면, 두산:조태수,LG:김광희로 선택될 가능성이 크다.류제국이 국내에 잔류하게 된다면,SK가 가지고있는 2차 우선지명권 3장에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2.권 혁(포철공고3)

일단 체격조건에서 대형투수로서의 성장가능성을 느끼게 하는 선수다.188cm의 장신의 좌완투수로서 아직도 성장하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최고구속 142K/M의 빠른 볼을 구사한다. 이 선수는 야구선수로서 공백기가 있어서, 야구를 잠시 중단했다가 다시 볼을 잡은 선수로서,야구 공백기로 인해 싱싱한 어깨를 보유하고 있으며 위력적인 볼을 뿌리고 있다.

오대석감독이 이끄는 소속팀 포철공고의 올 해 전력이 강하지 못해서,중앙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낼지는 의문 사항이지만,선수 개인의 성장 가능성만큼은 무궁무진한 선수다.

연고구단은 삼성이며,작년까지만 해도 삼성의 1차지명은 150KM/H의 강속구를 던지는 윤길현으로 굳어지는 듯 했으나,권혁의 등장으로 치열한 2인경쟁체제로 돌입한 상황이다.연고구단 삼성의 '아킬레스'로 여겨지는 대형 좌완투수이기에,삼성은 1차지명을 두고 행복한 고민을 하게 될 전망이다.

3.문현정(선린인터넷고3)

올해 박찬호장학금의 수혜자이다.야구 선수로선 상당히 곱상한 외모의 소유자로서,야구실력 이상으로 고교 소녀팬들의 인기를 받고 있는 선수다. 중학시절 경기 안산중에서 선린중으로 전학했다. 183cm의 신장에 75kg의 체중을 가진 투수로,작년 봉황대기 경남상고전에서 호투를 함으로써 주목받게 되었다.138킬로의 직구를 던지고 있으며,제구력도 고교수준으로서는 수준급에 속한다.

팀의 동료인 우완 황덕균과 더불어 선린의 마운드를 책임진다.체중을 늘이고,웨이트 트레이닝을 체계적으로 한다면,대학이나 프로무대에선 발군의 활약을 펼칠 기대주다.물론,인기도 측면인 외모면에서도 대형스타로 소녀팬들을 몰고 가닐 가능성이 엿보이는 좌완 투수다.

4.이명우(부산공고3)

중학교 재학시절 당한 팔꿈치부상에서 재활을 겪고 난 후 1년 유급하고 다시 마운드에 오른 선수다.경남고,부산고등 전국최고 전력의 고교팀들이 동향에 있어서 전국무대에 오르는 기회를 좀처럼 잡을 수 없었지만, 완벽한 오버드로우의 투구폼을 가진 투수다.

부산공고의 마운드는 거의 혼자 책임지다시피하는 선수로,130킬로 후반의 몸쪽 직구를 스터프로 사용하며 슬라이더와 커브로 카운트를 잡는 경기운영능력도 가지고 있다. 불운한 에이스'제2의 김건덕'이라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예선에서 연일 완투하고 있다.팀내에서 그를 받쳐 줄 투수가 없다는 게 이 선수의 가장 큰 약점이다.마음이 야구선수치고는 강하지 못하다는 점이 단점에 속한다..

부산지역에서는,경남고의 장신(193cm)의 우완투수 양정모가 1차지명 예상으로 유력하고,부산고의 이승엽도 주목받고 있는 투타를 겸한 선수여서 롯데1차지명보다는 2차지명으로 내려올 가능성이 높다.

5.박희수(대전고3)

오릭스 블루웨이브스에서 마무리로 맹활약하고 있는 구대성의 고교후배로서,마찬가지로 대전고의 좌완에이스이다. 중학교 시절에는 도내대회MVP를 수상한 경력이 있는 선수다. 182cm에 75kg의 체격을 가지고 있으며,주무기로는 인코너 직구와 슬라이더를 주로 사용한다.제구력도 고교레벨로는 수준급에 속한다.

단점을 들자면, 아직도 완투능력이 부족해서 경기후반으로 가게되면 급속도로 체력이 저하된다는 점을 들 수 있으며,스피드 향상의 전제조건인 순발력 측면에서는 부족한 감이 없지않은 투수다. 순발력을 기르는 웨이트와 더불어, 단거리 스퍼트러닝 트레이닝이 필요해 보인다.

한화가 연고구단이며,한화의 1차지명으로 유력한 선수다.

6.김형근(대구고2)

대구고의 쌍두마차라고 할 수 있는 투수다.고교최고의 빅3 투수라고 일컬어 지는 윤길현과 더불어 '우길현.좌형근'으로 불리며 대구고의 마운드를 책임진다. 1년 유급생으로 윤길현보다 한 학년 낮지만,윤길현과는 절친한 친구 관계다.140킬로 초반의 직구를 던지며,슬라이더를 주무기로 사용하고 간간히 포크볼을 던지기도 한다.

프로나 대학에 와서 체계적인 수업만 받으면,훌륭한 중간계투감으로 충분히 성장할 수 있는 재질을 가진 투수다. 삼성이 연고 구단이며,유급한 관계로 2학년에 재학중이며,아직은 그 진로가 미확정적이다.

이 선수들 외에도 류제국과 마운드의 부담을 나누게 될 덕수정산고의 고광선,유신고의 조순권등, 조그마한 체구를 가졌지만 많은 실전 경험과 경기운영능력을 보유한 '실전용 좌완투수'들이 각팀 에이스로서 올해의 좌완 기대주로 각광받을 준비를 이미 마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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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각 지역별 대통령배 예선은 거의 막바지에 다다랐으며,이제는 황금사자기 지역예선,청룡기 지역예선에서 다시금 불꽃튀는 각축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캐나다의 에드먼턴에서 열렸던 제 19회 세계청소년 야구선수권대회의 MVP였던 에이스 추신수(시애틀 매리너스)의 대를 이어서 올해는 어떤 좌완투수가 청소년대표팀의 왼쪽 마운드를 책임질 것인지 궁금하다.선수 선발의 기준은 4월 25일에 열리는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의 성적과 청룡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의 팀성적과 개인성적의 종합에 의해서 가려지게 된다.

올 시즌 동대문 구장을 찾아서 고교야구를 보시는 분들은 추신수에 이어서 대통령배 3년 연속으로 좌완투수가 MVP로 선정될 것인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것도 고교야구 관전의 흥미를 높이는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위에서 언급된 6명의 좌완투수를 주목해서 보면,그 윤곽이 대충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고교야구는 겨우내내 숨어있던 진주들이 새롭게 광채를 발하는 대회이므로,또 다른 좌완투수 유망주의 탄생을 은근히 바라는 기대감도 고교 야구를 사랑하는 팬들의 아드레날린을 분비케 하는 매력 요소중의 하나가 될 것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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