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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테크마스터’ 김제규·이혁수·정훈·한동희씨 만나보니

중앙일보

입력

올해 테크마스터의 타이틀을 거머쥔 정훈·이혁수·김제규·한동희 정비사(왼쪽부터)가 한성자동차 방배 서비스센터에 모였다. 이들은 글로벌 테크마스터 대회를 위한 합숙훈련 중에 시간을 냈다.

한 분야에서 뛰어난 기술력을 지닌 장인을 가리켜 ‘명장’이라 부른다. 자동차 정비 부분에도 ‘명장’의 호칭이 아깝지 않는 이들이 탄생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서비스센터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코리아 테크마스터’대회 각 부분에서 1위를 차지한 그들이 주인공이다. 다섯 명 중 네 명의 1위 입상자를 배출한 한성자동차를 찾아 독일에서 열릴 ‘글로벌 테크마스터’를 준비하고 있는 그들을 만나봤다. 세계적 명차의 대명사 메르세데스-벤츠를 사로잡을 한국 ‘기술 달인들’의 각오는 남달랐다.

 백조가 우아한 자태로 물 위에 떠 있기 위해 서는 물속의 발을 쉬지 않고 움직여야 한다. 한성자동차 방배 서비스센터 역시 특별한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하 공간에서 치열한 정비기술자들의 사투가 펼쳐진다. 귀를 찌르는 듯한 소음도 아랑곳하지 않고, 정비에 여념이 없는 기술자들 속에, 오늘 만남을 위해 한성자동차 여러 서비스센터에서 달려온 ‘코리아 테크마스터’ 4인이 있었다.

 코리아 테크마스터는 지난달 16일 개최된 ‘코리아 테크마스터 2012’의 수상자를 일컫는 표현이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공식서비스센터 직원 254명을 대상으로 열린 이번 대회에서는 공인 유지관리 정비사, 공인시스템 정비사-주행안전 부문, 공인 시스템정비사-동력전달 부문, 공인 진단 정비사, 공인 서비스 어드바이저 부분 등에서 최고 기술자를 가렸다. 이들 중 공인 유지관리 정비사 한동희(27·방배 서비스센터)씨, 공인 시스템 정비사-주행안전 부문 이혁수(30·백현 서비스센터)씨, 공인 시스템 정비사-동력전달부문 정훈(30·성수 서비스센터)씨, 공인 진단정비사 김제규(30·인천 서비스센터)씨 등 네 명은 모두 한성자동차 소속이다.

 한성자동차는 전국에 9개의 서비스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숫자도 많은 뿐더러 기술면에서도 두각을 보이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활발한 기술교류는 가장 대표적인 이유다. 한성자동차에 입사해 10년의 경력을 쌓은 김제규씨는 “선배들의 노하우가 대물림 되고 있다”며 “이번 대회를 준비할 때도 다른 서비스센터에 근무하는 25년 경력의 선배로부터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전했다. 정훈씨는 “한성자동차의 내부 기술교류회의를 통해서 특이한 정비사례를 많이 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방배 서비스센터에 근무하는 한동희씨는 자율적인 그룹 스터디를 사례로 들었다. “정규 업무 외에 서비스센터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그룹을 만들어 정보를 교류한다”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다. 지난해에는 수입차 업계 최초로 서비스센터 다섯 곳이 동시에 서비스 운영체계, 운영과 관리, 시설장비, 환경 및 안전관리, 고객 사전 및 사후 서비스 등 부분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아 KS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전반적인 서비스 품질의 우수성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 것이다.

 코리아 테크마스터가 주목받는 이유는 ‘마이스터(Meister)’의 나라 독일에서 열릴 메르세데스-벤츠의 ‘글로벌 테크마스터 2012’에 한국 대표로 출전하기 때문이다. 정비 기술분야의 올림픽 국가 대표인 셈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2년마다 전 세계 공식 서비스센터 직원들의 기술력을 강화할 목적으로 이 같은 대회를 열고 있다. 지난해는 14개국에서 70명이 참가했다. 한국은 공인 유지관리 정비사 부문 1위, 공인 서비스 어드바이저 부문 2위를 차지하며 세계 4위의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대회를 앞둔 이들은 화성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트레이닝 센터에서 합숙훈련을 받고 있다. 테크마스터들은 “업무와 교육을 한주씩 번갈아 가는 강행군에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개인전으로 펼쳐지는 필기시험과 실기시험은 물론이고, 팀 과제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는 각오가 남다르다. 이토록 ‘글로벌 테크마스터’의 꿈을 꾸는 이유는 ‘고객’ 때문이다. 이혁수 정비사는 “차량고장의 원인을 찾지 못해 회사에서 며칠을 숙식하며 보내다 일주일 만에 문제를 해결한 적도 있었다”며 “개인적인 희열감도 컸지만, 만족해하는 고객을 보니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누구보다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있는 이들의 모습에서 올 11월 열릴 ‘글로벌 테크마스터 2012’의 수상 소식을 기대해본다.

<강미숙 기자 suga337@joongang.co.kr 사진="장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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