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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귀대장 뿡뿡이' 제작 남선숙 PD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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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잘 키우려면 애정을 가지고 아이를 관찰하는 습관부터 기르세요." 2~4세 유아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고 있는 EBS '방귀대장 뿡뿡이'의 기획·연출자인 남선숙(32.사진)PD. 미혼이지만 자식을 둔 엄마들보다 어린이에 대한 이해는 더 깊다.

서울대 소비자 아동학과를 졸업한 그는 1992년 EBS에 입사한 이래 줄곧 어린이 프로만 맡아왔다. 특히 98년부터 2년 남짓 제작한 '육아일기'를 통해 부모들의 고민이 뭔지, 아이들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 많이 배우게 됐다고 한다.

"아이를 낳았으면 부모들도 공부를 해야지요. 자격 미달인 부모가 너무 많아요. 주위 분위기에 휩쓸려 영어학원 보내고 한글 학습지 시키는 게 제일 안 좋은 교육방식이에요. 두 살 때 한글 깨우치나 네 살 때 깨우치나 다를 게 뭐죠?"

그가 파악하는 유아 교육의 핵심은 놀이와 의사소통이다. 특히 부모가 함께 놀아줘야 한다. 아이가 느끼는 행복감과 정서적 만족감이 제일 중요하다는 뜻이다.

그리고 아이가 조금 뒤떨어지는 감이 있어도 기다려주면 다들 잘 따라온다고 한다. 아이들의 연기를 지도하면서 얻은 경험이다. 아이들이 어떤 행동을 할 때 혼을 내야 하는지를 파악하는 것도 부모의 중요한 임무다.

그래서 '…뿡뿡이'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놀이에 초점을 맞췄다. 기획 초기에 방귀가 너무 선정적이지 않느냐는 의견이 방송사 내부에서 나왔지만 방귀·똥 같은 생리작용에 아이들이 얼마나 큰 관심을 갖고 있는지 모른다며 어렵게 설득시켰다. '…뿡뿡이'의 특징은 베개·이불·페트병 등 주위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소재로 엄마와 놀수 있도록 구성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오디션 때 아이들 9백여명이 몰렸어요. 잘 자랐다 싶은 아이들의 엄마를 보면 대체로 수다스럽고 맘이 넓었어요. 부산스럽게 애들과 말을 주고받고 살을 비벼야 좋은 엄마지요."

EBS에서 최고의 미모로 꼽히지만 일에 대한 욕심이 지나쳐서인지 아직 반려자를 못 만났다. 그런데 일이 하나 더 생겼다. '…뿡뿡이'가 비디오·인형·놀이기구 등의 캐릭터 산업에까지 진출한 것이다. 지난해 3월 첫 방송한 후 평균 시청률 6~7%를 기록하며 한국의 '텔레토비'로 자리잡았다. 곧 뿡뿡이 캐릭터를 단 빙과류와 신발까지 나온다니 '…뿡뿡이' 엄마는 올해도 바쁜 나날을 보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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