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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증시 3년 만에 최저치 … 엇갈리는 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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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중국 증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기 둔화 우려에 기업들의 실적 악화까지 겹치며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는 16일 3년4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중국 산둥성 칭다오의 증권사 객장에서 한 투자자가 깍지 낀 손으로 머리를 감싸고 증시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칭다오 신화통신=연합]

중국 주식시장이 2009년 3월 이후 3년여 만에 최저치로 추락했다. 17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소폭 상승 마감했지만, 장중엔 0.3% 떨어지며 2141.48포인트까지 밀렸다. 주가 하락은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를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발표된 중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7.6%로 3년 만에 7%대로 떨어졌다.

 상하이지수는 2007년 10월 말 6000선에 바짝 다가섰다. 그후 밀리기 시작하더니 세계 금융위기로 2008년 10월엔 1700선까지 떨어졌다. 이후 중국 정부의 강력한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이듬해 7월엔 3400포인트를 돌파했지만,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 최근 2100선으로 밀렸다.

 

중국 정부가 금리를 한 달도 안 돼 두 차례 인하하는 등 시장 살리기에 나섰지만 역부족이다. 2009년과는 분위기가 다르다. 당시 중국 정부는 재정 정책과 통화 정책을 동원해 경기를 끌어올렸고 시장은 이에 반응했다.

그러나 이번엔 이전과는 달리 쏟아붓는 돈의 규모가 다르고, 중국의 주요 수출 시장인 유럽이 위기 상황에 있다. 금융정보 서비스 회사인 다우존스는 16일 칼럼을 통해 “중국 증시가 2009년 오른 것은 경기 전망이 나아졌기 때문이 아니라 정부의 인위적인 부양 정책 때문이었다”며 “자산 가격을 올리려는 정부 정책이 성공하려면 시장 참가자가 자산 가격의 지속 가능성을 믿어야 하는데, 지금 중국 주식 투자자는 주가 상승을 확신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월가의 비관론자로 꼽히는 ‘글룸, 붐 앤드 둠 리포트’의 마크 파버 대표는 중국은 지금 식어가고 있으므로 반짝 랠리에 속지 말라는 비관론을 펼치고 있다. 그는 16일 미국 경제전문채널 CNBC에 출연해 “중국의 수출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고 내수도 부동산 버블이 꺼지고 있으므로 아무것도 기대할 만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중국 대형 자산운용사인 인베스코그레이트월펀드매니지먼트의 유광 펀드 매니저도 지난달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정부의 공격적인 경기부양책이 경기 둔화를 막지 못할 것”이라며 “하반기 중국 증시의 랠리를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중국이 답’이라는 주장도 여전하다. 낙관론자의 근거는 ‘충분히 싸다’는 점이다. 템플턴 이머징마켓 그룹의 회장인 마크 모비우스가 대표적이다. 그는 지난달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신흥국 주식이 투자 적기를 의미하는 ‘스위트 스팟’에 있다”고 말했다. 모비우스 회장은 특히 “중국의 경제 성장 저력이 여전한 데 비해 중국 증시의 주가수익배율(PER)은 10배 수준으로 매우 싸다”며 “많은 이들이 중국 경제가 경착륙할지, 연착륙할지를 우려하고 있지만 중국 경제는 착륙하지 않고 계속 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재성 삼성자산운용 홍콩법인장도 “현재 중국 본토기업에 대한 밸류에이션(주가와 비교한 기업의 가치)은 역사상 최저치에 근접하고 있다”며 “2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나쁘지 않다면 지금이 바닥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앞서 크레디트스위스는 “(상하이지수의) 밸류에이션이 10년 평균을 밑돌고 있고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추가 통화완화 정책을 취할 가능성이 크다”며 “상하이지수가 내년 6월 말엔 3100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시장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은 투자에 신중하는 게 좋다는 게 전문가의 입장이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의 김동근 연구원은 “중국 시장을 낙관적으로 본다고 해도 목돈을 한꺼번에 투자하는 거치식 투자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서너 차례 나눠 투자하는 편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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