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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득·최시중·박영준 … 서울구치소는 VIP 집합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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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왼쪽부터 이상득, 최시중, 박영준.

10일 이상득(77) 전 새누리당 의원이 수감된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는 서울중앙지검과 대검찰청에서 수사를 받는 범죄 혐의자들이 구속 수감되는 곳이다. 워낙 굵직한 사건들의 핵심 관련자들이 머무르다 보니 정치인과 고위 공무원, 기업인 출신의 각계 주요 인물들이 다 모여 있다. 범죄자 세계의 은어로는 이른바 ‘범털’의 최대 집합소인 셈이다.

 특히 최근에는 정권 말을 맞아 ‘현 정부 실세 3인방’이 줄줄이 서울구치소에 갇혔다. 현직 대통령 친형인 이 전 의원 구속에 두어 달 앞서 대통령의 ‘멘토’라는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심복’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수감됐다. 두 사람 모두 대검 중수부의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 수사에 연루돼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세 사람은 모두 6.56㎡(약 1.9평) 규모의 독거실을 배정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방에는 세면대와 화장실이 따로 설치돼 있고, 관물대와 1인용 탁자, TV도 제공된다. 이들은 다른 수감자들과 마찬가지로 담요를 깐 접이식 매트리스에서 잠을 자고, 구치소에서 제공하는 정해진 메뉴에 따라 밥을 먹는다. 외부 음식 반입은 보안과 안전 등의 문제로 금지돼 있다.

법이 정한 대로 운동시간 1시간을 배정받는다. 벽이 방사형으로 둘러쳐진 작은 운동장에서 몸을 풀거나 걷기 운동을 한다. 신변 보호 차원에서 다른 수감자들과의 접촉이 제한된다.

 현재 서울구치소에는 이 대통령의 사촌처남인 김재홍 KT&G 복지재단 이사장과 신재민 전 문화관광부 차관, 은진수 전 감사원 감사위원도 구속돼 있다. 지난해 3월 부산저축은행 수사가 시작된 뒤 ‘저축은행 회장님’들도 들어와 있다.

최근 구속된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과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은 거의 매일 검찰청에 나와 정·관계 로비 관련 조사를 받고 있다. 이국철 SLS그룹 회장과 룸살롱 상납 비리에 연루된 전·현직 경찰관 18명도 서울구치소에서 생활한다. 이만하면 “구치소 안에서 작은 정부를 하나 차려도 되겠다”는 얘기가 나온다.

 수사 중인 피의자에 대해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기소 후 재판에서 형이 최종 확정될 때까지 길게는 1년 남짓한 기간을 구치소에서 머물게 된다.

심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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