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 별세]추모발길 뜨거운 울산 동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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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타계 나흘째를 맞은 24일에도 그가 생전에 `제 2의 고향'이라며 남다른 애정을 가졌던 울산 동구지역은 침울한 분위기 속에 추모행렬이 끊이지 않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2개 분향소와 현대미포조선, 한국프랜지, 울산대학교병원, 현대백화점 동구점, 울산과학대 동부캠퍼스 등 동구지역 7개 분향소를 찾은 주민수만 지금까지 4만여명에 달했다.

동구민 20여만명 가운데 20% 가량이 직접 분향소를 찾은 것이다.

또 나머지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 고려산업개발 언양공장 등 울산지역 전체20개 분향소를 찾은 현대계열사 직원과 시민은 이미 10만명을 넘었다.

일부 동구민은 현대중공업에 영결식이 있는 25일 동구지역을 순환하는 노제(路祭)를 요청해와 회사측이 신중히 검토키로 하는 등 추모열기가 절정에 달하고 있다.

동구지역은 특히 70년대초 현대중공업 창립초기 정 명예회장과 직.간접적인 인연을 맺거나 은혜를 입은 사람이 많아 애도의 열기가 더하다고 회사 관계자가 전했다.

○...현대중공업 조선소 건설초기 정육점을 경영하면서 건설작업자들에게 식사를 대주었다는 오석자(55.여)씨와 교실이 모자라 학교를 증축해 준 정 명예회장의 은혜를 못잊고 있다는 전 남목초등학교 교장 김진홍(66)씨는 회사분향소를 찾아 영전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조사(弔辭)를 낭독해 주위를 숙연케했다.

김정자(60.여)씨는 "울산공단 조성과 함께 울산으로 이사와 살고 있는데 정 명예회장 덕분에 세아들이 모두 현대중공업과 현대자동차, 현대백화점에 근무하고 있다"는 내용의 감사 편지를 영전에 바쳤다.

○...지난 78년 정 명예회장이 지원해 지은 동구 전하동 성바오로성당은 앞으로1년간 정 명예회장의 미사를 봉헌(奉獻)키로 했으며 동구 남목1동 자광사(慈光寺)도자체 분향소를 설치해 49재(齋)를 지내기로 했다.(울산=연합뉴스) 장영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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