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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투혼 불사르는 호랑이 군단

중앙일보

입력

"저희들은 최선을 다할 뿐입니다"

매각 위기에 처한 `호랑이 군단' 해태 타이거즈가 연일 투혼을 불사르고 있다.

광주에서 열린 한화와의 두차례 시범 경기에서 잇따라 짜릿한 역전승을 연출했던 해태는 15일 수원에서 지난시즌 챔피언 현대를 상대로 아쉽게 역전패했지만 실전을 방불케하는 인상적인 경기를 선보였다.

전날 구단의 매각방침이 알려지면서 일부 나이 어린 선수들 사이에 동요의 움직임도 있었지만 해태는 김성한 신임 감독을 중심으로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경기전 선수들에게 프로인만큼 최선을 다해달라고 말했다는 김 감독의 주문 때문이었을까. 더그아웃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활기가 넘쳤고 동료들이 타석에 나설때마다 해태 선수들은 박수로 힘을 보탰다.

선수들의 파이팅은 선취점으로 이어졌다.

3회말 투아웃 이후였지만 해태는 장성호.산토스의 연속 안타에 이어 장일현의 시원한 좌중간 3루타로 먼저 2점을 뽑았다.

7회말 현대 박진만에게 역전 스리런 홈런을 내준 해태는 곧바로 8회초 대타로 나선 안희봉의 큼지막한 좌월 동점홈런으로 균형을 맞췄다.

해태는 8회말 4점을 내줘 패색이 짙었지만 9회초 공격에서 부상으로 몸이 온전치 않은 정성훈을 대타로 내보내면서까지 승부를 뒤집어 보려는 끈질긴 모습을 보여줬다.

수비의 핵인 키스톤콤비 김종국과 정성훈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도 해태는 단 하나의 실책도 범하지 않았고 3회말 수비에서는 좌익수 장일현이 전준호의 안타성 타구를 슬라이딩하면서 잡아내는 투혼도 발휘했다.

정기주 해태 사장도 직접 경기장을 찾아 코칭 스태프와 선수들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격려, 혹시나 있을 지도 모르는 불안감을 없애는 데 한몫했다.

김성한 감독은 "연고지만은 그대로 유지했으면 좋겠다"고 말하면서도 "하지만 모든 것은 구단에게 맡기고 우리는 좋은 경기를 펼치는데만 몰두하겠다"고 다짐했다.(수원=연합뉴스) 이정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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