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주총, SK C&C 합작사 문제 도마

중앙일보

입력

16일 SK텔레콤의 제17기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SI(시스템 통합) 계열사인 SK C&C의 외국기업과의 합작사 전환 문제가 도마위에 올랐다.

참여연대 소속 김주영 변호사는 '최태원 회장이 지난 94년 대한텔레콤을 4억원에 인수해 설립한 SK C&C는 SK텔레콤의 전산 아웃소싱을 맡은 이후 6년만에 매출이 200배나 성장하고 SK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섰다'면서 'SK텔레콤이 특정 개인(최태원 회장)이 최대주주인 계열사에 과다한 용역비를 지불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SK 텔레콤은 지난 98년 12월 자사의 전산장비를 SK C&C에 426억원에 매각한 뒤 1조2천억원 규모의 외주용역 계약을 체결했고 작년에 1천억원 이상을 지불했다'면서 'SK그룹 총수가 대주주로 있는 SK C&C에 특혜를 베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이런 문제점에 때문에 SK텔레콤은 SK C&C를 미국의 휴렛패커드 등 외국기업과의 합작회사로 전환시키기로 사외이사들과 약속을 했으나 2년이 넘도록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그 이유가 무엇이냐'고 따졌다.

김 변호사는 또 '최근 SK C&C가 미국업체와의 합작회사 설립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만일 합작사가 설립되면 SK C&C의 장비와 인원도 합작사로 이전되는가, 또 언제 계약을 체결했는가'고 물었다.

이에 대해 의장인 조정남 부회장은 '합작사 전환은 외국파트너가 무리한 요구를 했기 때문에 진행되지 않았다'면서 'SK C&C는 단순히 대한텔레콤이 바뀐 것이 아니라 기존의 Y C&C와 합쳐진 회사로, SK텔레콤이 6년만에 매출이 4천억원에서 6조원으로 늘어났기 때문에 SK C&C의 매출도 함께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이와함께 사외이사들에게 'SK C&C의 합작사 전환을 위한 노력을 했느냐'고 묻자 김대식.남상구 사외이사는 '관찰하고 고민했다'면서 '부당 내부거래 등에 관해 문제 제기를 한 바 있으나 최근 합작사 설립에 관해서는 상세히 검토하지 못했다'고 말해 사외이사가 의사결정 과정에서 큰 역할을 하지 못했음을 내비쳤다.

이외에도 일부 주주들은 '작년 기부금이 급증한 이유가 무엇인가', '배당금이 480억원에 불과하면서도 수백억원을 들여 프로야구팀 `와이번스'는 왜 운영하는가' 등을 따졌으며 조 부회장은 '정보화촉진기금, 소년소녀가장돕기, 농어촌 및 특수학교 지원 등에 기부금이 쓰여졌다'면서 '더 이상 절약하면 SK텔레콤이 치사한 회사가 된다'며 기부금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또 프로야구팀 운영에 대해서는 '실무자들은 200여억원을 투자하고 1천억원의 홍보효과를 얻는다고 주장하고 있다'면서도 '국내 대기업으로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해 야구팀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이날 SK텔레콤의 주주총회는 300여명의 주주들이 참석한 가운데 SK C&C 합작사 전환 문제로 참여연대측과 조 부회장간에 잠치 설전이 오간 것을 제외하고 순조롭게 진행돼 1시간30분만에 끝났다. (서울=연합뉴스) 이정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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