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지난해 은메달 아쉬움 남겨 런던서 금빛으로 보답할 것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4면

충남 장애인 양궁협회 소속 김석호 선수가 태극마크를 달고 2012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 획득을 다짐했다.

충남 장애인 양궁협회 소속 김석호 선수가 태극마크를 달았다. 천안에서 유일하게 ‘2012 런던 장애인올림픽’ 국가대표로 출전하게 된 것. 장애인 양궁종목 중 리커브 입식종목 선수인 김 선수는 지난달 런던에서 열린 테스트대회에 참가해 경기장 분위기와 실전감각을 익히며 막바지 훈련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기온이 생각보다 낮아 야외에서 30분 이상 있다 보면 컨디션 조절이 힘들 정도로 애를 먹고 있습니다. 하지만 올림픽 출전에 앞서 런던의 변덕스러운 날씨를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꼭 금메달을 가슴에 달아 장애인 양궁이 세계 최고임을 보여주고 오겠습니다.”

김 선수는 국가대표로 선발되기까지 많은 시련과 고난을 겪어야 했다. 강원도 원주시가 고향인 김 선수는 어린 시절 지독한 감기를 앓고 난 뒤로 장애인이 됐다.

1986년 경북 대구 장애인 좌식배구선수로 활동했던 그는 체력적인 문제로 양궁을 선택했다. 2년 뒤 천안 지역 장애인 단체인 ‘곰두리봉사회 천안지회’가 실업팀 창단을 모색하던 중 김 선수의 열정에 반해 팀원이 돼 줄 것을 제안했다.

하지만 실업팀 창단이 끝내 무산되면서 충남 장애인 양궁협회 소속 선수로 활동해야 하는 혼란을 겪어야 했다. 운동할 수 있는 환경 역시 다른 지역 선수들보다 열악했다. 그러나 김 선수는 포기하지 않았다. 오로지 연습에만 매진했다.

“양궁이라는 종목을 다른 선수들에 비해 늦게 시작했기 때문에 부족한 실력을 메울 수 있는 방법은 오로지 부단한 연습과 노력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남들보다 일찍 시작해서 늦게까지 연습을 했는데 주변에서 실력을 인정해주는 분들이 생겨 고마울 따름입니다.”

김 선수의 피나는 노력은 빛나는 성과로 이어졌다. ‘2010 전국 장애인 양궁선수권 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했고 같은 해 일본 동경에서 개최된 아시아 그랑프리대회에서도 금메달을 따내며 대한민국 장애인 양궁의 위상을 높였다.

이 밖에 천안시장기 양궁대회와 전국장애인 체육대회에서도 상위권 성적을 기록하는 등 천안 지역 장애인 양궁의 저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김 선수는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2010년 충남 장애인 체육 발전 유공자로 선정돼 충남 장애인 체육 회장상을 받는 영예도 안았다.

지난해 7월에는 이탈리아에서 개최된 ‘장애인양궁세계선수권대회’에서 국가대표로 참가해 아깝게 금메달을 놓쳤지만 개인전에서 은메달을 따는 등 변함없는 실력을 인정받았다.

김 선수는 올해 열리는 장애인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이라는 목표를 꼭 이루겠다는 굳은 의지를 보이고 있다.

김석호 선수는 “언제 어디서든 내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자는 좌우명을 마음에 새기며 살아왔다”며 “좋은 성적을 내고 시상대에 서면 그 동안 고생한 시간에 대한 보람과 도움을 주신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보답한 것 같아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김 선수는 이어 “운동을 하면서 가장으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해 늘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이지만 가족이 있기에 힘들 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이 생긴다”며 “함께 땀 흘린 동료 선수와 감독, 코치와 함께 축배의 잔을 들 수 있도록 이번 올림픽에서 좋은 결과를 안고 오겠다”고 전했다.

글·사진=조명옥 객원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