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 씽씽 … 광속 마운드 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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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 두산-LG의 잠실경기. 4회말 내야안타를 친 LG 클리어가 1루 송구가 빠진 틈을 타 2루까지 진루하고 있다. 두산 유격수는 김재호.[연합]

투수들이 이른 봄부터 위력적인 공을 뿌려 대고 있다. 올 시즌 프로야구 시범경기에서 나타난 현상이다.

통상 봄은 '타고투저(打高投低)'다. 투수들은 아직 쌀쌀한 날씨에 어깨가 굳어 공의 속도도 떨어지고, 마음먹은 대로 던지기가 힘들다. 더구나 시범경기에서는 힘을 다해 던지지 않는다. 반면 타자들은 겨울훈련의 효과가 바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올해는 좀 다르다. 시범경기에서 시속 150km가 넘는 강속구를 던지는가 하면 방어율 0을 자랑하는 투수들이 즐비하다.

SK의 마무리 투수 카브레라는 다섯 게임에 등판, 무실점은 물론 안타와 볼넷도 없는 완전 게임을 하고 있다. 15타자를 맞아 삼진만 10개를 잡았다. 150km가 넘는 속구와 빠른 슬라이더만 던지면서도 타자들을 요리하고 있다. 두산의 박명환도 23일 롯데와의 경기에서 152km를 찍었다.

롯데의 마무리 노장진은 여섯 게임에 나와 무실점으로 롯데의 시범경기 단독선두를 이끌고 있다. 145km가 넘는 묵직한 공을 주무기로 6과 3분의 1이닝 동안 삼진 8개를 잡았고, 5피안타.1볼넷이다. 벌써 4세이브다.

현대의 특급 마무리 조용준도 시범경기부터 맹위를 떨치고 있다. 주무기인 예리한 슬라이더에 타자들은 속수무책이다. 세 게임에서 무실점, 1세이브를 올렸다.

선발 투수 중에도 아직 방어율 0을 유지하는 선수가 많다. 롯데의 손민한(8이닝).이용훈(9이닝).최대성(8과 3분의 1이닝), 한화 문동환(9이닝), SK 김원형(8이닝), 삼성 오승환(8과 3분의 1이닝) 등이 모두 무실점을 자랑하고 있다.

24일 잠실 경기에서는 중간계투에서 올해 선발로 보직을 변경한 두산의 이혜천이 4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왼손 투수임에도 148km에 이르는 빠른 직구를 던져 2안타만 내주고 삼진을 네 개나 뺏었다. 두산은 이혜천의 호투를 발판으로 LG를 2-1로 꺾었다.

한화는 이범호의 시범경기 3호 홈런 등 12안타를 퍼부어 현대를 9-4로 꺾고 공동 2위에 올랐으며 삼성은 SK를 4-3으로 물리쳤다.

1위 롯데와 2위 기아의 부산 사직경기는 비로 취소됐다.

손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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