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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닝맨PD "박지성 고맙지만…더 바란다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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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런닝맨-박지성 선수편’의 한 장면. ‘런닝맨’ 멤버들은 박 선수가 참가하는 친선축구 경기를 보러 함께 태국에 갔다. 왼쪽부터 지석진·박지성·김종국. [사진 SBS]
100회를 이끌어 온 ‘런닝맨’ 멤버들. 왼쪽부터 이광수·하하·김종국·송지효·지석진·개리·유재석.

주말 예능 프로그램의 강자로 떠오른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이 24일 100회를 맞는다. KBS·MBC의 간판예능인 ‘1박 2일’과 ‘무한도전’이 파업 여파로 주춤하는 사이 ‘런닝맨’은 3일 방송에서 자체 최고 시청률 20.4%(AGB닐슨 전국)를 찍으며 전력 질주하고 있다.

 2010년 7월 스타트한 ‘런닝맨’은 유재석·김종국·하하·지석진·이광수·개리·송지효 7명의 고정 멤버와 게스트가 쫓고 쫓기는 레이스를 벌이는 ‘게임 버라이어티’다. 초창기에는 한정된 공간에서 편을 갈라 등 뒤에 붙은 이름표를 먼저 떼는 팀이 이기는 단순한 방식이었다. 하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게임은 진화했고, 예능에 서툴던 고정 멤버들이 캐릭터를 잡아가면서 환골탈태했다. 중고생 사이에서는 ‘런닝맨’ 게임이 유행하기도 했다. 100회까지 ‘런닝맨’을 이끌어온 조효진(36) PD를 21일 서울 목동 SBS사옥에서 만났다. 2000년 입사한 그는 ‘X-맨’ 조연출로 시작해 ‘패밀리가 떴다(패떴)’를 연출했다.

조효진 PD

 -100회까지 올 것이라고 예상했나.

 “20회까지 갈지도 몰랐다. 게임이라는 갇힌 틀 속에서 조금씩 다른 것을 시도하다 보니 초반엔 힘들었다. 시청률도 처음엔 안 나왔다. 게스트 섭외도 안되고. 내부적으로도 왜 ‘패떴’ 같은 리얼리티를 안 하느냐고 질책도 들었다. 하지만 남들과 똑같은 것을 하고 싶진 않았다. 적어도 ‘패떴3’라는 말은 듣기 싫었다. 재석이 형이나 멤버 모두 ‘재미있다. 우리 잘 가고 있다’라고 믿어줬기 때문에 뚝심 있게 갈 수 있었다.”

 -게임 방식이 진화하고 있다.

 “‘런닝맨’은 1년 전 방송된 ‘의궤특집’ 전과 후로 나눌 수 있다. 막힌 공간에서 벗어나 강화도 일대를 돌며 각종 미션을 수행하는 새로운 방식이었다. 이후 태국에서 촬영한 ‘방콕 레이스’와 멤버들이 시간을 거스르고, 분신술을 쓰고, 공간을 지배하는 ‘초능력자’ 편을 거치면서 자신감이 생겼다.”

 -스파이를 심고 게임을 복잡하게 꼬아놓을수록 재미있다.

 “멤버들이 워낙 여우가 돼서 웬만하면 속지 않는다. 일주일에 닷새는 작가들과 회의를 한다. 처음엔 어마어마하게 복잡하게 해놓고, 장년 시청자를 위해 조정한다. 돌방 상황에 대비해 플랜C까지 짜놓는다. 91회 ‘돌아온 유임스본드’편에서 감옥에 갇힌 김종국이 탈옥했을 때는 정말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그때 플랜B를 가동했다.”

 -멤버들이 사전에 내용을 정말 모르나.

 “몰라야 더 재미있지 않나. 제작 회의 때도 참여하지 않는다. 98회 ‘좀비 레이스’때는 좀비의 정체를 감추기 위해 ‘수학여행 특집’으로 속였다. 멤버들이 의심하지 않도록 수학여행 컨셉트로 7시간 넘게 녹화를 했다. 방송엔 20분 나갔지만.”

 -박지성 선수 편은 최고 시청률이 나왔다.

 “개인적으로 우상이었다. 나와준 것도 고마운데 나흘이나 스케줄을 빼주고, 적극적으로 레이스에 참여했다. 마지막엔 개리와 종국이 박 선수와 함께 자선 축구 경기를 뛰었다. 꿈을 이뤘다.”

 -또 섭외하고 싶은 게스트 있나.

 “청룽(成龍)부터 박지성까지 출연했는데. 더 바란다면 조니 뎁?”(웃음)

 -예능 초보인 광수·개리·지효도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처음엔 잘 모르니까 무리수도 던지고 과장된 설정도 했다. 지금은 서로 친해져서 막 던져도 다 받아준다.”

 -능력자(체력에 머리까지 좋은 김종국), 이지브라더스(쉽게 잡히는 이광수+지석진) 등 캐릭터가 쏠쏠하다.

 “게임 버라이어티라 캐릭터 잡기까지 오래 걸렸다. 게임을 어떻게 해결하는지 성향을 봐야 하니까. 아직도 나올 캐릭터는 무궁무진하다.”

 -계획하고 있는 것은.

 “‘반지의 제왕’편을 구상 중이다. 우리 팀엔 키 작은 호빗도 있고, 간달프도 있고, 똑똑하고 힘센 아라곤도 있으니까.”(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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