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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추기경 “되돌아보면 부족함 너무 많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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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천주교 정진석 추기경(가운데)이 15일 명동성당에서 서울대교구장직 이임 미사를 마친 뒤 신도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4년간 한국 가톨릭의 얼굴인 서울대교구를 이끌어 왔던 정진석(81) 추기경이 ‘원로 사제’로 돌아간다.

 정 추기경은 15일 오후 서울 명동성당에서 열린 이임 미사를 마지막으로 교구장으로서 모든 공식 활동을 마쳤다. 20일 서울 혜화동 사제관으로 거처를 옮기면 앞으로 미사와 성사 등 일상 성무(聖務) 활동만 하게 된다.

 정 추기경은 1998년 고(故) 김수환 추기경의 뒤를 이어 서울대교구장에 올랐다. 2006년 추기경에 임명돼 김수환 추기경과 함께 ‘한국인 추기경 2명 시대’를 열었다. 황우석 사태 이후 생명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가톨릭 생명위원회를 만들었고, 본당 건물 100개를 신축하는 등 교구의 내실을 다지는 데 힘썼다.

 정 추기경은 이임사에서 “가톨릭의 일곱 가지 성사(聖事·하느님의 은총을 베풀어 주는 종교의식) 중 세례와 사제 수품 등 (혼인·병자 성사를 뺀) 다섯 가지를 명동성당에서 받았다. 떠난다고 생각하니 감정이 복받친다”고 했다. 이임 미사에서는 “사도 바울의 말씀처럼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이 되겠다고 다짐했지만 되돌아보면 부족함이 너무 많아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특히 “어려운 여건에서 성당 신축에 헌신한 신부들께 특별히 감사 드린다”고 말하는 대목에서는 눈물을 흘렸다.

 이날 이임 미사에는 사제 500명 등 1500여 명이 모였다. 후임 염수정 새 서울대교구장 착좌식은 25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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