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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기 국고채금리 4%대 진입 배경과 전망

중앙일보

입력

12일 3년만기 국고채(2001-1호) 수익률이 장중에 사상 처음 4%대에 진입했다.

◆국고채 금리 급락세 = 3년만기 지표물 기준으로 국고채 금리는 지난 1월11일 5.95%로 마감되며 지난 99년 5월6일 이후 1년8개월만에 5%대로 접어들었다.

그러나 국고채 금리 급락세는 지칠줄 모른 채 계속돼 급기야 한달만에 다시 사상처음으로 4%대에 진입했다.

12일 채권시장에서 3년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장마감 직전과 선네고에서 지난 주말보다 0.19%포인트나 떨어진 4.99%를 나타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달 31일 사상최저치를 기록한 뒤 이렇다 할 조정없이 줄곧 사상최저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5년만기 국고채도 이날 실시된 5천억원 규모의 입찰에서 낙찰금리가 5.08%에서 결정되는 등 5%대 초반까지 내려왔다.

또 3년만기 AA- 우량회사채 유통수익률도 지난달말 7.38%에서 이날 6.58%로 하락, 국고채 금리와 동반 하락했다.

다만 BBB- 회사채 시가테이블은 이날 11.47%를 기록해 연초의 11.82%에서 거의 떨어지지 않았다.

◆금리 왜 떨어지나 = 올해 국내 경기상황에 대한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저금리 정책 기조 유지와 신축적인 유동성 조절 등을 바탕으로 국고채, 예보채, 통안채, 우량 회사채 등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Flight to quality)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경기 불확실성 때문에 채권시장에서는 국고채와 예보채 등 유동성에 문제없는 채권에만 집중하려는 경향이 보편화된 지 오래다.

최근의 채권시장에선 유동성이 확보된 지표물 수익률이 먼저 하락을 주도하고 이어 스프레드(수익률격차)가 벌어진 비지표물.경과물에 대한 스프레드 축소차원의 딜링이 이어지면 다시 지표물로 관심이 이전되는 과정에서 수익률이 하락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수급측면에서는 은행권의 예금금리 하락이 시중자금을 채권투자로 옮기면서 기폭제 역할을 했다.

현재 국민.주택은행의 1년만기 정기예금 고시금리는 연 6.0%로 떨어져 있어 은행권 자금이 투신권, 은행신탁 등으로 흘러들고 있다.

투신사의 채권형 펀드에는 이달들어 지난 9일까지 무려 2조4천억원에 달하는 신규자금이 유입돼 투신권의 채권운용에 '실탄'을 제공했다.

이에 비해 회사채 신속인수에도 불구하고 25조원으로 추정되는 투자부적격 등급 기업들의 대규모 회사채 만기도래와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은 일부 기업을 제외하고 BBB 등급 회사채를 관심밖으로 내몰고 있다.

◆4%대 진입후 전망은 = 3년만기 국고채 금리가 5%대 중반을 하향돌파할 때 채권시장에서는 추가적인 목표금리 설정이 무의미할 정도라는 인식이 많았다.

이어 금리 급락세가 계속되자 5%대를 돌파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으며 급기야 4%대로 진입하자 이제는 얼마나 오래 지속될 지로 이슈가 바뀌어 버렸다.

주은투신운용 문동훈 채권운용팀장은 '국고채 금리가 앞으로 어떻게 될 지 현재로선 `시계제로' 상태다'며 '당분간 관망세를 취하되 매도 포지션을 취하지는 않을 생각이다'고 말했다.

대한투신운용 류희대 채권운용팀장은 '금리가 경기상황에 대한 진단과 무관하게 딜링에 의한 수급 요인으로 과도하게 떨어진 측면이 있다'며 '4%대를 목격한 만큼 일단 관망세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대신증권은 국고채 수익률이 5%대를 위협하는 상황에 도달하면서 채권투자에 대한 매력을 상실했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절대금리의 하락과 금융시스템의 단계적 정상화는 회사채 시장이라는 다른 대안을 제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서울=연합뉴스) 황정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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