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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전지훈련선수 '변신은 무죄'

중앙일보

입력

겨울 전지훈련으로 한해 농사가 결정난다. 얼마만큼 땀을 쏟느냐에 따라 가을 열매의 크기가 좌우된다. 내실을 다져야 할 때 '변신' 을 꿈꾸는 자들의 발걸음이 숨가쁘게 움직이고 있다.

삼성으로 옮긴 마해영은 미국 애리조나 전지훈련장에서 본격적인 외야 수비 훈련에 돌입했다. 롯데에서의 포지션은 1루수였다.

그러나 삼성에는 '국민 타자' 이승엽이 그 자리를 꿰차고 있다. 오랫동안 생존하기 위해 변신은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

서른이 갓 지난 나이에 이르러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그는 "항상 최고로만 대접받는 시절은 지났다고 생각한다. 은퇴 후 외야수 마해영으로 기억되도록 혼신의 힘을 쏟고 있다" 고 말한다.

롯데에서 마해영의 빈 자리를 메우는 것은 노장 김응국(35)이다. 그는 호타준족의 대명사로 팬들에게 각인돼 있을 정도로 빠른 발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외야를 지켜왔다.

그러나 그도 팀 내에서 최고참 대열에 끼여 있고 외야수로 성장하려는 후배들의 앞날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

그는 "백업 플레이와 땅볼 훈련 등이 새롭다" 며 "왼손잡이로서 제자리를 찾은 것" 이라며 웃었다.

'캐넌 히터' 김재현(LG)은 좌익수에서 우익수로 자리를 바꿀 참이다. 그의 의지와는 무관한 것이다.

1루수 자리에 양준혁.서용빈.로마이어가 겹치면서 불똥이 그에게로 튄 격이다. LG는 서용빈을 1루로 기용하고 양준혁을 지명타자로 쓰면서 로마이어에게 좌익수 자리를 내줄 계획이다.

김재현에게 우익수가 낯선 위치가 아니다. 지난 플레이오프에서 우익수로 기용돼 톡톡히 몫을 해낸 그는 "어깨가 약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에 집중하고 있다" 고 말했다.

'곰돌이' 이도형(두산)도 내내 써오던 포수 마스크를 벗었다. 그에게 돌아간 자리는 1루수다.

기존 1루수 강혁이 SK로 트레이드되자 이도형이 대안이 될 수밖에 없었다. 1백㎏의 육중한 몸매를 갖고 비지땀을 흘리는 이는 "그야말로 물샐 틈 없는(?) 수비의 전형을 보여주겠다" 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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