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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수 "모래바람 잠재운다"

중앙일보

입력

욱일승천하는 고종수(23)의 기세는 이제 중동 모래바람도 두렵지 않다.

최근 경기에서 세 경기 연속 골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는 고종수가 처음으로 중동땅을 밟았다.

아랍에미리트(UAE)의 수도 두바이에서 열리는 4개국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6일 현지에 도착한 고종수는 "번번이 부상 때문에 지금까지 중동에서 한번도 경기한 적이 없지만 어떤 임무가 주어져도 골로 연결시키겠다" 는 각오다.

고종수는 1997년 98프랑스월드컵 한국 대표로 뽑힌 이후 지금까지 30여 차례의 A매치(국가대표간 경기)를 뛰었지만 중동에서 열린 경기 때면 부상이 겹쳐 뛰지 못했다.

악연은 대표팀에 발탁된 97년 시작됐다. 그해 1월 대표팀 소속 첫 경기였던 호주 4개국 친선대회에서 고종수는 강호 노르웨이를 맞아 후반전 절묘한 어시스트로 한국팀의 1 - 0 승리를 엮어냈지만 그해 8월 국내 프로경기 도중 오른쪽 무릎을 다쳐 수술까지 받았다.

결국 11월 UAE와의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전에 불참했다.

99년 시드니올림픽 아시아지역 예선 때는 당시 허정무 감독과 불화로 대표팀에서 제외됐다가 한.일 평가전 2연패라는 대표팀 부진으로 긴급 재투입됐다.

그러나 부상이 도지는 바람에 같은 해 10월 바레인과의 예선 원정경기를 포기했다.

결국 그해 11월 서울 잠실경기장에서 올림픽 예선 경기로 치른 바레인과의 홈경기가 자신의 유일한 중동국가와의 경기로 기록돼 있다.

하지만 현재 고종수는 부상으로 얼룩졌던 과거의 그가 아니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부임한 이후 올해 열린 세계 올스타와의 경기를 비롯해 홍콩 칼스버그컵 두 경기까지 세 게임 연속 득점을 성공시키며 최상의 상태로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

프리킥과 페널티킥.필드골까지 득점도 다양하다. 그의 현란한 개인기와 경기를 읽는 능력은 '히딩크 축구를 가장 잘 이해하는 선수' 로 평가될 정도다.

최근 오만 전지훈련에서도 히딩크 감독이 고종수를 왼쪽 날개에서 처진 스트라이커 위치로 보직변경을 시켜 테스트했지만 무난히 임무를 완수했다.

대표팀은 지난 5일 오만 실업팀과의 연습경기에서 3 - 0으로 완승을 거두는 등 빠르게 자리잡고 있어 두바이 4개국 대회의 성적이 기대된다.

대표팀은 8일 모로코전을 시작으로 11일 UAE, 14일 덴마크와 경기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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