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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고추 말리기

중앙일보

입력

할머니: “이 집 식구들 눈에는 일이 하나도 안 보이나봐. 내 눈에는 일 천지야 그냥... 아휴 ..."

열아홉에 시집와 화장이라곤 하나도 모르고 집안일만 하다 칠순을 넘긴 할머니. 해도해도 끝이 없는 집안 일에 밖으로 도는 며느리가 야속하기만 하다. 원래 꿈은 배워서 여자의 삶에 대한 시를 쓰는 시인이 되는 것 이셨다는데...

엄마: “어머, 얘좀 봐. 미쳤나봐. 또 먹어. 밤에... 얘가 어떡할라고... 이년아, 저녁엔 무조건 먹지 말아야해.”

집안 일보다는 바깥일로 바쁘고 여행하기 좋아하고 대장 기질까지 있는 활달한 희선의 엄마. 이것저것 기분전환할데는 많아도 엄마의 고민과 바램은 오로지 하나. 희선이 살빼서 시집가는 것!

희선: “자기가 언제 밥이라도 차려주고 말을 하던지. 나보고 괴물이래. 어쩌다 저런 여자가 우리 엄마가 됐는지 진짜 이해가 안간다."

영화를 한다지만 집에서는 게으르고 잠만자는 백수 같은 딸, 희선. 매일 먹고 자는듯 해도 오랜만에 만나자는 친구의 전화에 사무실이 바쁘다는 거짓핑계를 대고 끊고마는 나름의 아픔이 있다.

볕 좋은 9월, 할머니의 주관으로 어김없이 올 해의 고추 말리기 행사는 시작되고, 다 이유있는 불만과 고충이 있는 세 여자도 얼굴 부딪힐 일이 많아졌다. 과연, 이들 사이에 한 바탕 전쟁이라도 일어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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