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국내진출 외국기업들 '될성부른 한 우물만 판다'

중앙일보

입력

국내에 진출한 외국기업들이 한 제품에 힘을 모아 불황을 극복하고 있다.

국내기업을 인수할 당시 여러 개였던 사업부문 중 경쟁에 자신 있다고 생각하는 제품만 골라 연구.개발(R&D)과 시설투자를 집중하는 것이다.

장사가 잘 안되는 제품이나 사업무문은 과감하게 포기한다. 특정 제품의 기술개발과 고객지원.판매활동을 강화해 수익을 높이는 전략이다.

또 외국기업들은 국내시장뿐 아니라 세계시장을 염두에 두고 상품을 개발한다. 국내에서 기획.생산한 제품의 세계화를 발빠르게 추진하는 것이다.

◇ 한가지 제품에 집중한다〓1998년 7월까지 삼성중공업 창원공장에서는 굴삭기.지게차.로더.불도저.크레인.모터그레이드.콘크리트 펌프카 등 10여종의 제품이 나왔다.

이 공장을 볼보건설기계코리아와 클라크사가 각각 인수한 뒤 대부분의 제품은 생산을 중단했다. 지금은 볼보가 굴삭기와 로더를, 클라크가 지게차만을 생산한다.

볼보코리아의 김희장 과장은 "기술개발.마케팅 등이 여러 품목으로 분산해 있어 세窩岵막?경쟁할 수 있는 선진제품을 생산하기 어려웠다" 면서 "불도저.크레인 등의 생산을 중단했으며 올해부터는 굴삭기와 로더만 생산하고 있다" 고 말했다.

볼보는 특히 굴삭기 부문에 집중하기 위해 스웨덴의 에슬뢰브공장을 폐쇄하고 창원공장을 R&D 기지로 육성하고 있다. 현재 2백여명의 연구원들이 굴삭기만 집중 연구하고 있다.

클라크도 인수 후 전동지게차 전용 제2공장을 설립하는 등 지게차 부문에만 투자하고 있다. 창원공장에서 개발한 '월드 지게차' 를 곧 세계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클라크는 제품의 집중화뿐 아니라 판매.애프터서비스.부품교환.중고지게차 거래를 한 곳에서 할 수 있도록 지난해 2월 부산에 종합물류센터를 설립했다. 전국 주요 지역으로도 확대할 예정이다.

한국P&G는 97년 10월 쌍용제지를 인수한 뒤 기저귀.화장지.생리대 등의 제지사업 부문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특히 한국을 화장지 및 종이타월 부문의 아시아 생산기지로 성장시켰다. 천안.조치원.오산에 있는 세 공장이 생산하는 제지 상품의 대부분을 아시아 지역으로 수출한다. 수출액은 연간 8천만달러에 이른다다.

쌍용제지의 화장지 브랜드 '코디' 제품은 99년 10월부터 피앤지 유통망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한다.

◇ 세계시장을 겨냥한다〓한국3M은 자체 기술로 개발한 휴대폰용 정보 보호기를 지난해 5월부터 일본에 수출하고 있다.

컴퓨터나 액정 모니터를 사용자만 정면에서 보고 주변의 다른 사람들은 볼 수 없도록 제작한 것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일본에서 반응이 좋아 올 하반기부터 수출이 크게 늘 것" 이라고 기대했다.

한국3M은 지난해 말 반사필름 소재 '스카치 라이트' 를 국내에서 개발, 미국 등 전세계 시장에 수출하고 있다.

LG-오티스 엘리베이터는 엘리베이터.에스컬레이터 등 주력 품목에 매년 1백억원 이상의 연구개발비를 투입해 세계시장을 노린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파키스탄.방글라데시 등 서남아시아 시장에서 60%, 동남아 시장에서 15% 가량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커피 브랜드인 테이스터스 초이스의 경우 청주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을 미국에 수출한다.

노키아는 한국 공장에서 생산한 단말기를 유럽 등지에 수출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