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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 날리는 올 여름 음료 트렌드

중앙일보

입력

카페베네 서연덕 선임연구원(왼쪽)은 자신이 개발한 ‘블루베리블러썸’을, 스타벅스 박현숙 과장은 ‘레드빈 그린티 프라푸치노’를 각각 소개했다.

때 이른 이상 고온 현상에 여름 특수가 일찍 시작됐다. 식음료 업계도 신제품을 한 달 가량 이르게 내놓으며 소비자들을 유혹하느라 바쁘다. 시원한 여름 음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각 프랜차이즈 음료 브랜드의 뜨거운 경쟁 속에서 소비자들은 행복한 고민에 빠지게 된다. 더욱 다채로워진 메뉴 가운데 길을 잃었다면, 올 여름 음료 트렌드를 미리 살펴볼 필요가 있다.

 ‘차(茶)’라고 했을 때 티망에서 우려내는 뜨거운 차만을 떠올린다면 오산이다. 보기에도 청량감을 더한 차 메뉴가 눈길을 끌고 있다. 한때 프랜차이즈 커피 매장에서 차는 구색 갖추기용 메뉴에 지나지 않았다. 드롭탑 R&D센터의 심명섭 과장은 “시카고 푸드서비스 박람회에 참여했을 때 녹차, 홍차 이외의 차를 베이스로 한 다양한 차 음료를 보고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또 “판매율이 1~2%에 달하던 차 메뉴 소비가 근래에는 두 자릿수인 10%를 넘을 정도”라며 “커피의 카페인을 염려한 소비자들이 슬로우 푸드인 차를 점차 더 찾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카페인 꺼리는 소비자들 슬로우 푸드 ‘차’ 선호

 이러한 추세는 우리나라보다 한 템포 앞서 음료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는 일본에서도 엿볼 수 있다.

 드롭탑의 ‘레몬마테아이스티’는 중남미에서 즐겨먹는 ‘마테차’를 응용한 메뉴다. 고기를 주식으로 하는 중남미인들에게 비만이 없는 이유는 마테차를 물처럼 마시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마테차는 다이어트 차로 유명하다. 레몬마테아이스티는 자칫 쌉싸름 할 수 있는 마테의 맛을 상큼한 레몬이 잡아주어 한결 깔끔해진 게 특징이다. 카페베네가 내놓은 ‘블루베리 블러썸’은 홍차의 한 종류인 잉글리시 블랙퍼스트에 달콤한 블루베리 과육을 조화시킨 새 메뉴다. 홍차의 항산화 작용과 베리류의 비타민 보충효과를 한 잔에 담았다.

 스무디, 셔벗, 프라푸치노, 쿨라타 등 갈아낸 얼음을 베이스로 한 여름 음료는 몇 해 전부터 강세를 보이고 있다. 던킨도너츠 마케팅팀 심수연 과장은 “얼음을 갈면 미세한 공기층이 형성되기 때문에 맛이 고르게 섞이며, 여러 성분의 층이 분리되지 않아 끝까지 같은 맛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느끼한 맛을 싫어하는 한국인 입맛의 특성이 보태진 것이 인기 요인이다.

 올해 선보이는 새 메뉴의 트렌드는 ‘씹히는 재미’다. 던킨도너츠가 올 해 우리나라에서만 출시한 지역 신메뉴는 ‘애플코코 쿨라타’다. 흔하게 접할 수 있는 그린애플의 청량감에 코코넛젤리를 추가해 쫄깃쫄깃 씹히는 식감을 더했다. 출시 2주 만에 쿨라타 메뉴 중 판매율 1위를 달성했다. 스타벅스는 ‘레드빈 그린티 프라푸치노’를 오는 6월 중순 경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국가에 출시한다. 글로벌 기업인 탓에 대부분의 메뉴는 본사에서 만드는 게 정석이다. 그러나 이번 ‘레드빈 그린티 프라푸치노’는 로컬 마켓에서 개발한 메뉴가 역으로 수출되는 이례적 사례다. 개발에 참여한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카테고리팀의 박현숙 과장은 “마시는 팥빙수의 개념”이라며 “팥 알갱이가 으깨지지 않고 살아있어 씹히는 맛이 있다”고 소개했다. 내로라하는 유명 팥 음료 가게를 돌며 팥 품평에만 1년을 투자했다.

 카페베네 역시 씹는 메뉴에 주목했다. 어린이 전용 메뉴인 ‘코코퍼니’는 우유와 코코넛을 간 과일베이스에 씨리얼 토핑을 더한 떠먹는 형태의 음료다. ‘알로에모히또’는 모히또에 씹는 질감이 있는 알로에를 더한 업그레이드 메뉴다.
 
홍삼·복분자도 젊은층 입맛 맞춰 음료로 출시

 전통 건강식품으로 각광받는 홍삼, 복분자도 젊은이들이 즐길 수 있게 캐주얼한 여름 음료가 됐다. 드롭탑의 ‘아사이베리홍삼아이스티’는 아마존 열대 우림에서 자라는 아사이베리 과즙에 꿀과 홍삼을 혼합했다. 아사이베리는 항산화물질인 안토시아닌이 과일 중 가장 풍부하고 필수 영양분이 다량 함유된 수퍼 푸드의 하나다. 카페베네에는 비타민A·C와 칼륨, 인, 철분, 미네랄을 함유하고 있는 복분자를 넣은 ‘복분자모히또’가 있다. 라임과 레몬을 베이스로 하는 시원한 모히또에 복분자를 넣어 맛과 건강 이란 두마리 토끼를 잡을 생각이다.

<강미숙 기자 suga337@joongang.co.kr 사진="황정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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