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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골랐어요]좋은출판사 추천하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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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어린이 책을 만드는 출판사들은 많습니다.그러나 그동안 만들어낸 책을 몇 가지 살펴보면서 다음 출판사들을 추천하는 까닭을 이야기하겠습니다.

우선 '보리'는 이름만큼이나 색깔이 독특합니다.어린이 책 전문 출판사로 알고 있지만,사실은 교육 출판사로 불림이 마땅합니다. 그 중에서도 '겨레 아동문학선집'은 결코 수익성을 목적으로 만들었다고 볼 수 없는 귀중한 자료입니다.

또, 8년 동안 만든 '도토리 계절 그림책' 시리즈는 창작 그림책의 새로운 세계를 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죠.'살아있는 교육'과 '보리 어린이' 시리즈는 교사들과 학부모들도 꼭 읽어보기를 권합니다.

비싼 저작권료를 마다하지 않고 외국 그림책을 들여오는 요즘,'길벗어린이'는 오히려 우리 그림책으로 미국과 일본에 진출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13만부가 나간 '강아지 똥'을 얼마 전 일본의 헤이본사(平凡社)를 통해 냈는데,발간한지 2개월만에 2쇄를 찍을 정도라고 하니 이 정도면 '잘 만든 책은 잘 팔리기도 한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일까요.

그밖에 옛 그림을 그림책으로 재구성한 '내가 가본 그림책 박물관','작가앨범' 시리즈를 통해서 다양한 그림책의 세계를 보여줍니다.

'사계절'은 '책이라는 그릇에 시대 정신을 담는다'는 신념으로 출발하였죠.지금은 수많은 아류작을 만들어낸 '역사신문',글과 그림 모두가 탁월한 '마당을 나온 암탉',이전과는 전혀 다른 각도로 생명의 탄생을 다룬 '아가야, 안녕?' 같은 좋은 책을 냈습니다. 작년에 '한국 생활사 박물관'1,2권이라는 걸출한 책을 만들었는데, 이것은 분명 '사건'으로 기록될 만 합니다.

'창작과 비평사' 는 해마다 좋은 어린이 책 공모를 통해 작가를 발굴하고 있습니다. '몽실 언니'와 '문제아'를 포함한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으로 구성된 창비아동문고는 오래된 만큼 많은 사랑을 받고 있어요.

또, '재미마주'는 꾸준히 좋은 그림책들을 내고 있지요. 그 중 '학급문고 시리즈'는 아이들 생활에 가까이 다가가 있습니다. '우리교육'은 '힘찬 문고'와 '쑥쑥 문고'로 창작동화와 기존의 위인전과는 성격을 달리하는 새로운 형식의 인물 이야기를 보여줍니다.

이 외에도 좋은 어린이 책을 고집하는 출판사들이 더 늘어나서 우리 책들이 외국에 많이 알려지기를 바랍니다. 저는 이런 꿈을 꿉니다. 국제 도서전에서 지금까지와는 거꾸로 외국 출판사들이 우리 책을 출판하고 싶다고 벌떼처럼 모여들고, 저는 그 옆에서 "줄을 서시오" 하면서 웃고 있는 그런 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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