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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용의 베스트 프랜드 ① ‘개가 애인보다 나은 점’ 꼽아볼까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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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인 안내견으로 유명한 ‘골든 리트리버’와 애완견 ‘닥스훈트’.

요즘 개를 소재로 한 유머가 회자된다. 제목은 ‘개가 애인보다 나은 몇 가지’.

 내용인즉 “먼저 배신하지 않는다” “시도 때도 없이 전화하거나 참견하지 않는다” “손짓 한 번이면 눈썹을 휘날리며 달려온다” “다른 남자를 만나도 꼬리 치며 반긴다” “내가 아무리 못생겨도 한눈팔지 않는다” “절대로 양다리를 걸치지 않는다” 등이다.

 개은 언제부터 인간의 반려동물이 됐을까. 1만4000여 년 전으로 추정된다. 신석기시대 화석이 중동지역에서 발견되었는데 사람과 개가 서로 껴안고 같이 매장된 모습이었다.

 요즘 개는 애완견을 넘어 반려동물 1순위다. 아이들은 개를 사준다는 부모의 약속에 코피 터지게 공부를 하고, 젊은 연인은 생일에 강아지를 선물한다. 이 뿐인가. 노인은 개를 키우면서 외로움을 잊고, 장애인은 개의 충복에 웃음을 되찾는다. 자식이나 가족보다 낫다는 얘기도 빈말이 아니다.

 이미 서양에서는 개를 환자 치료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여러 동물 매개치료 중 개가 가장 효과가 있다는 것은 이미 증명이 됐다. 정신과 치료를 받지 않아도, 집에서 개와 노는 행위만으로 마음에 안정을 찾는다는 연구 결과는 무수히 많다.

 외국은 말할 것도 없이 우리나라도 평균 4가구당 1가구에서 개를 키우고 있다. 러닝머신이 있는 가정보다 개를 기르는 가정이 더 많아진 것이다. 이는 개가 가족 구성원의 신체활동을 늘리는 데 더 없이 좋은 수단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현대인은 외롭다. 스트레스도 쌓인다. 운동 부족에 시달려 성인병이 급증한다. 1인 세대의 증가는 정신건강을 위협한다. 개는 이런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최선의 대안은 아니지만 차선은 될 수 있다. 개는 학명(Canis Familiaris)에서도 지구상 동물 중 유일하게 ‘가족’이라는 뜻이 들어갔다.

 이미 개를 한 식구처럼 대하는 가정도 크게 늘었다. 막둥이로 부르며 휴가를 함께 가고 심지어 재산 상속까지 한다.

 하지만 개를 키우는 데도 가려야 할 것과 에티켓이 있다. 사람의 건강을 도와주는 매개동물로 활용한다면 이에 대한 지식도 필요하다. 그래야 개는 견마지로(犬馬之勞)로 충성을 다할 것이며, 인간의 베스트 프렌드(Best Friend)가 될 것이다.

 영국의 작가인 새뮤얼 버틀러는 이렇게 말했다. “내가 아무리 바보 같은 짓을 하더라도 꾸짖기는커녕 옆에서 나와 똑같이 바보짓을 해주는 것, 그것이 개가 안겨주는 가장 큰 기쁨이다.”  

최지용 대한독스포츠연맹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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