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카페 열고 싶다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1년 동안 해온 프로그래머 일을 접고 2010년 역삼동에 카페 ‘미스터 브라운’을 연 윤성민씨. 부드러운 맛이 일품인 미스터 브라운의 아메리카노는 1300원, 라떼는 2300원이다.

대한민국 1일 커피 소비량은 3700만 잔, 연간 1인당 커피 소비량은 670잔, 연간 커피전문점 이용 횟수는 40.8회(모두 성인 기준)다. 직장인이 가장 선호하는 창업분야 역시 ‘커피전문점’이다. 취업포털잡코리아의 조사에 따르면 창업 희망자 88% 중에 약 40%가 커피전문점을 희망했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나만의 카페를 내는 일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카페나 한번 해볼까?” 일상에 지친 직장인들이 자주 입에 담는 말이다. 커피향이 그윽한 공간에서 좋아하는 커피를 만들고, 내가 만든 커피로 행복한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다. 하지만 현실은 상상과 다르다. 우선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야 하고, 좋은 가게를 잡으려면 발품도 꽤 팔아야 한다. 또 커피 재료와 자재는 어떻게 수급할지도 알아봐야 한다. 커피 교육을 받은 곳에서 관련 업체까지 소개받는 것이 일반적인데 “비싸게 부르더라”며 반신반의 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 이런 문제에서 벗어나고 자 하는 사람들은 프랜차이즈를 택한다. 하지만 높은 가맹비와 수수료, 그리고 본사 위주의 수익구조가 현실의 벽이 된다.

‘ 내 카페’ 열려면 누구에게 물어봐야 할까?

프로그래머였던 윤성민(42·수원시 장안구)씨의 꿈도 자신만의 커피전문점을 여는 것이었다. 한창 해외 출장이 많던 시절, 그는 다양한 나라의 커피를 맛보는 즐거움에 빠졌다.

 그 중에서도 특히 우연히 들른 일본의 가게가 기억에 남았다. 주인과 손님이 커피 한잔을 앞에 두고 제법 사적인 이야기를 주고 받고 있었다. 어쩌다 보니 윤씨까지 대화에 끼게 됐다. 주인은 “한국에서 온 손님인데, 일본어를 꽤 잘 한다”고 윤씨를 다른 손님에게 소개했다. 일본 카페에서의 일은 신선한 문화충격이었다. 맛은 물론이고 커피로 매개로 한 교류와 문화 서비스도 중요하단 걸 알게 됐다.

 윤씨가 커피전문점을 낸 것은 2010년 3월이었다. 2008년 회사를 그만두고 호주 르꼬르동블루에서 음식 공부를 하던 그는 집안사정으로 공부를 중단하고 귀국한 상태였다. 역삼동 고층빌딩 1층에 자리한 채 2평이 되지 않는 작은 카페를 인수받았다.

 “유학 시절 카페에서 커피를 내리는 아르바이트를 했다”는 그는 “출근하는 손님들에게 바쁘게 커피를 내려주고 나서 마시는 에스프레소 한 잔의 맛을, 서울에서도 느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가게가 작아도 일이 힘들어도 ‘내가 잘하면 되지’라고 생각했지만 개업 초기 하루 매출은 18만원에 불과했다. 그는 가게를 운영하는 동시에 커피교육을 하는 곳을 알아봤다. 제대로 된 교육기관에서 한국어로 커피교육을 받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커피전문가 교육기관으로 알려진 커피전문기업 ‘CKCO&’이 운영하는 ‘바이 루소(byLUSSO)’ 프로그램에 등록했다.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는 커피 교육과 함께 창업 전반에 걸친 컨설팅을 제공하고, 현재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사람들에겐 경쟁력을 향상시켜주는 프로그램이었다.

 교육은 내 매장 강하게 만들기 같이 알아두면 좋은 창업상식부터, 다양한 기구를 사용한 커피 추출교육·장비 관리법·현장실습으로 구성돼 있었다. 윤씨는 “내가 내린 커피는 부드러운 맛이 특징이라고 사람들이 말하곤 했다”며 “나만의 장점에 바이루소에서 배운 지식을 더해 좀 더 전문적인 카페를 운영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교육을 담당하던 강사들이 매장에 나와 현재 메뉴를 살펴보고 방향을 정해주기도 했다. 윤씨가 고집하던 유럽 스타일 커피가 한국인 입맛에는 너무 쓰다는 조언도 받았다. 또 신맛이 두드러지지 않도록 원두의 볶음도를 미디엄 다크로 조절하게 됐고, 라테의 맛을 흐리지 않는 우유도 따로 추천 받았다.

 마음가짐도 새롭게 했다. 일본의 카페를 떠올리며 손님들과 대화를 시도했다. 커피를 주문한 손님에겐 “크레마가 생기는 이유는 커피가 신선하단 뜻입니다”라고 설명했고 라테를 주문하면 일일이 라테아트를 선보였다. “라테아트를 하면 기포의 밸런스가 조밀해져 식감이 좋아진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가 운영하는 카페 ‘미스터 브라운(강남구 역삼동)’의 현재 원두 소비량은 1개월에 60㎏을 웃돈다. 장사가 잘 되는 카페(평당 20~30평 기준)가 보통 20~40㎏을 소비한다고 하니 얼핏 믿기 힘든 양이다. “믿을 수 없다는 분들도 간혹 있다’며 웃는 그는 “이 집만큼 부드러운 커피를 맛보지 못했다며 다시 찾아오는 손님을 볼 때가 가장 기쁘다”고 말했다.

카페 창업 컨설팅 받으세요

커피전문기업 CKCO&이 ‘루소 랩 아카데미’에서 ‘바이루소’ 창업 지원 프로그램 공개 설명회를 갖는다. 신규 창업희망자와 카페운영자를 대상으로 한다. 원두 공급, 매장운영 등 카페 창업 전반에 걸친 컨설팅을 통해 신규 창업희망자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개인카페 운영자들에게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이다. 자세한 신청방법은 홈페이지(www.lussolab.co.kr)를 참고하면 된다.

일시: 2012년 5월 24일 오후 2~5시
장소: 루소 랩 논현 아카데미
인원: 25명
문의: 02-2056-7600

<이세라 기자 slwitch@joongang.co.kr 사진="김경록" 기자, ckco& 제공>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