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받고 싶은 브랜드 ‘록시땅’의 비결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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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방스의 정취가 담뿍 담겨있는 록시땅의 5월 스페셜 세트. 말린 노란 이모르뗄 꽃과 라벤더로 장식해 자연의 이미지를 한껏 살렸다.

5월은 선물할 일이 많다. 오늘(8일)은 부모님께, 일주일 뒤엔 나의 혹은 자녀의 스승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해야 한다. 또 21일은 성년의 날이자 부부의 날로, 의미 있는 선물을 하기 위해 분주해지는 때다. 물론 선물은 가격이나 품목에 상관없이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제품력에, 철학이 담긴 아름다운 포장이 더해지면 받는 이의 만족감은 배가된다. 이런 이유로 ‘선물 받고 싶은 브랜드’로 꼽히는 것이 있다. 프랑스 화장품 브랜드 록시땅이다.

 록시땅은 프랑스의 한 지방인 프로방스를 제품 용기와 매장, 선물 포장에까지 완벽하게 표현해냈다. 브랜드는 프로방스로부터 시작됐다. 지금도 록시땅의 본사는 프로방스에 자리하고 있다. 주요 원료 중 하나인 라벤더는 모두 프로방스 산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이 프로방스를 오롯이 느끼도록 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록시땅 김지민 차장은 “록시땅 매장에 발을 딛는 것은 프로방스를 경험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매장에서 보고, 냄새 맡고, 손으로 만질 수 있는 모든 것이 프로방스를 경험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매장 바닥은 실제 프로방스 코트 다쥐르 지역의 붉은 모래를 본 따 붉은 타일로 제작됐다. 둥근 아치 모양의 선반을 비롯해 제품이 올려진 가구들은 프로방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건축 양식으로부터 도입한 것이다. 원목을 기본으로 투박한 느낌이 나는 철제 프레임이 어우러진 매장 가구들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편안한 느낌을 갖게 한다. 매장을 둘러싼 벽에는 라벤더와 이모르뗄이 펼쳐진 풍경으로 장식했는데, 이는 자연 그대로의 색감을 살려 눈과 마음을 편안하게 만든다. 이모르뗄 꽃은 라벤더와 함께 록시땅의 주요 원료 중 하나로 지중해 연안 코르시카 섬에서 야생하는 것을 채취한다. 매장에는 말린 라벤더와 이모르뗄 꽃들이 전시돼 있어 은은한 향기가 풍긴다.

 록시땅이 매장 인테리어에 이렇게 공을 들이는 이유는 방문자들에게 ‘감각으로 느끼는 기쁨’을 선사하기 위해서다. 이는 록시땅이 지키고자 하는 철학 가운데 하나로, 매장에 발을 디디는 순간 마치 프로방스를 방문하는 것처럼 좋은 기분을 느낄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매장에 비치한 상담 테이블 또한 튼튼한 나무소재로 마련했는데, 여기에 앉으면 고급 가죽소파에 앉은 것 이상의 편안함이 느껴진다.

 바로 매장 한 켠에 놓인 프로방스 전통 증류기 ‘알람빅’은 화장품 제작 철학을 드러낸다. ‘프로방스 전통 기법에 따라 에센셜 오일을 만든다’는 브랜드의 의지를 고객들에게 보여준다. 롯데백화점 본점(소공동) 지하 1층 매장의 경우, 실제 크기의 대형 알람빅을 설치해 이목을 끌고 있다. “알람빅을 신기해하며 매장 앞에서 사진을 찍는 고객들이 많다”는 것이 이곳 매니저의 설명이다.

제품 용기에 제품 특징 담고, 점자로 시각장애인 배려

 록시땅의 모든 제품 용기 디자인에는 창립자인 올리비에 보송이 직접 관여한다. 그는 프로방스·지중해의 자연·전통을 제품 용기에 담아내길 원했다.

 먼저 라벤더 제품은 철제 용기이다. 이는 라벤더 에센셜 오일을 빛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사용하던 전통 철제용기 ‘에스타뇽’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다.

 이모르뗄 라인의 제품들은 모두 지중해를 연상시키는 푸른색 용기에 담고, 태양과 노란색 이모르뗄 꽃을 상징하는 노란 라벨을 붙였다. 또한 체리 블라섬 라인 제품에는 체리 블라섬을 그려 넣고 용기에서부터 프로방스 뤼베롱 지역을 연상하게 했다.

 이는 시각장애인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았는데, 대부분의 제품 용기에는 점자가 삽입돼 있다. 시작장애인들도 올바른 제품을 선택할 권리가 있다는 생각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업계 최초의 시도였다.
 
환경 보호하는 친환경 선물 포장

프로방스 건축양식을 도입한 록시땅 매장 가구.

 록시땅은 선물하기 좋은 브랜드로 꼽힌다. 제품력이 좋아서이기도 하겠지만, 특별한 포장상자와 쇼핑백을 사용해서이기도 하다. 록시땅은 포장 상자와 쇼핑백을 모두 프로방스 본사에서 공급받는다. 브랜드가 전달하고자 하는 기업 철학을 전 세계에 통일성 있게 전달하기 위함이다. 모두 재활용이 가능하며 과다한포장은 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전세계 록시땅 매장에서 사용하는 포장 종이는 ‘카르타멜라’라 불리는 종이다.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는 재활용 종이로, 원료는 사과주스를 만들고 남은 잔여물이다. 처치 곤란의 사과주스 잔여물을 종이로 만들어 환경 오염을 줄인다. 이탈리아 출신 엔지니어 알베르트 볼칸이 유럽에 소개한 것으로, 사과찌꺼기를 사용했다고 해 ‘애플 페이퍼’라 불리기도한다. 애플 페이퍼를 사용해 매해 수만 그루의 나무를 살리고 있는 셈이기도 하다.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사진="황정옥" 기자, 록시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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