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 올리기 어렵고 아픈 어깨, 간단한 수술로 고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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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정섭 원장(오른쪽)이 어깨통증증후군 환자에게 수술법을 설명하고 있다. [제일정형외과병원 제공]

건설노동자로 평생을 살아온 왕모(75·경기도 용인)씨. 어깨를 쓰는 일이 많다 보니 일을 그만둔 지금까지 어깨통증에 시달리고 있다. 병명은 회전근개 파열. 당뇨병과 허약한 체력이 치료의 발목을 잡았지만 그는 수술을 결정했다. 예전보다 수술이 간단하고 회복이 빠르다는 의사의 권유 때문이었다.

 어깨질환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특히 어깨충돌증후군과 회전근개 파열 환자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스포츠·레저활동이 많아지는 데다 인구 고령화 탓이다.

 실제 제일정형외과병원(대표원장 신규철)이 지난해 어깨질환 환자를 분석한 결과 40~50대는 어깨충돌증후군이 각 46%, 49%, 60~70대는 회전근개 증후군과 파열이 각각 53%, 63%로 나타났다. 반면 30대 이하는 어깨관절 탈구 등 외부적 충격에 의한 질환이 많았다.

 이 병원 금정섭 원장은 “어깨충돌증후군이나 회전근개 파열은 과격한 운동이나 반복된 작업에 의해 발생한다”며 “원인은 어깨를 구성하고 있는 관절과 인대·힘줄·근육이 노화돼 반복되는 충격을 견디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어깨충돌증후군은 어깨를 덮는 뚜껑뼈(견봉)와 팔뼈(상완골)의 사이가 좁아져 나타나는 현상. 어깨를 움직일 때마다 회전근개라는 근육다발이 뼈와 충돌해 염증과 통증을 일으킨다. 회전근개 파열은 어깨를 돌리는 근육이 아예 찢어지는 질환. 두 질환이 결국 ‘이웃 사촌’인 셈이다. 무리한 덤벨 들기, 배드민턴, 탁구 등 팔을 많이 쓰는 스포츠 애호가, 빨래 등 가사노동이 심한 여성, 팔을 들고 일을 하는 도배공이나 과수원에서 일하는 사람이 고위험군이다.

 두 질환 모두 증상은 팔을 머리 위로 올리기 힘들다는 것. 팔을 올리거나 젖힐 때 어깨관절에서 무언가 걸리는 소리가 나면서 통증을 호소한다. 아픈 어깨 쪽으로 누워 잠을 자거나 머리 빗기, 옷 입기, 창문을 닦거나 샤워조차도 힘들다. 특히 낮보다 밤에 통증이 더 심하다.

 문제는 대부분의 환자가 어깨질환을 방치해 병을 키운다는 사실이다. 금 원장은 “장년층은 오십견이나 근육통으로 생각해 치료를 미룬다”며 “퇴행성 관절염으로 진행하면 완치가 더욱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수술이 두려워 치료를 미루는 환자도 많다. 하지만 이는 기우에 불과하다. 최근 간단한 수술법이 속속 선보이기 때문. 금 원장은 “관절내시경을 이용하면 부분마취로 30분에서 한 시간 정도면 시술이 끝난다”고 말했다.

 관절내시경은 카데터(대롱) 끝에 작은 수술도구와 카메라가 장착된 수술도구. 피부를 통해 관절내시경을 어깨 안쪽에 집어넣어 관절 사이에 낀 조직을 제거하고 충돌 부위를 다듬는다. 또 파열된 부위는 봉합한다. 요즘엔 좀 더 진보된 ‘이중가교 봉합술’을 시행한다. 기존 봉합술은 실밥이 크고 접촉 면적이 작아 재파열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중가교 봉합술은 접촉면을 극대화해 찢어진 부위가 다시 파열되지 않도록 견고하게 봉합한다. 피부를 0.5㎝ 절개해 흉터가 없는 것도 장점이다.

 금 원장은 “어깨질환 초기엔 통증이 나타났다 사라졌다를 반복해 일시적인 현상으로 착각하기 쉽다”며 “통증이나 동작에 이상이 있으면 검사부터 받아 볼 것”을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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