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대학풋볼] USC 해킷 감독 파면

중앙일보

입력

드디어 올것이 왔다.

올시즌 개교 120년만에 처음으로 서부지구 퍼시픽-10(팩텐) 컨퍼런스 꼴찌로 추락하며 학교 미식축구 역사상 최악의 부진을 보인 남가주대(USC) 트로잔스의 폴 해킷 헤드코치(57)가 올시즌이 끝난지 이틀만에 전격 해임됐다.

USC는 27일 “3년간 부진한 성적을 남긴 해킷 감독을 해고하고 곧바로 후임자 물색작업에 들어갈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USC는 25일 홈구장인 LA메모리얼 콜로세움에서 최대라이벌 노터데임 파이팅 아이리시에 38-21로 패배, 5승7패로 새천년 시즌을 마감했다. ‘트로이 군단’이 승률 5할대에도 미치지 못한 것은 1991년 이후 처음이며 리그 최하위는 사상 첫 치욕이다.

USC는 이에 그치지 않고 지난해에 이어 5연속 패배를 기록했으며 숙적 노터데임에 2년 연속 졌다.

UC데이비스에서 쿼터백으로 활동한 해킷은 피츠버그대 감독으로 첫 사령탑(12승1무20패)에 오른 이후 프로풋볼(NFL) 캔자스시티 칩스 공격코치를 거쳐 1998년 해고된 잔 로빈슨의 후임으로 USC의 신임감독으로 임명됐다. 3년동안 보울 우승 없이 19승18패의 부진한 기록을 남긴 해킷은 2년의 계약기간을 남겨둔채 물러나게 됐으며 이에따라 USC는 그에게 80만달러의 위약금을 지불하게 됐다.

선수시절 탁월한 러닝백으로 활약하며 대학 최우수선수에게 주어지는 ‘하이즈먼 트로피’를 수상한뒤 모교 체육학장으로 부임한 USC의 마이크 개럿은 “지난 3년간 불행하게도 해킷의 노력은 우리가 기대하는만큼 필드에서 결실을 거두지 못했다”고 해고 사유를 밝혔다.

사상 유례없는 격전을 벌인 올시즌 팩텐 컨퍼런스는 USC의 해킷을 필두로 딕 토미(애리조나 와일드캣츠·브루스 스나이더(애리조나 스테이트 선데블스)등 3명의 목이 달아나는 ‘추운 겨울’을 맞게 됐다.

1970년대까지 전국최강의 전력을 자랑하며 8번이나 전국챔피언에 등극한 USC 풋볼은 80년대이후 긴 슬럼프에 빠져들었으며 이때부터 테드 톨너(현재 캘 스테이트 샌디에고 감독)·래리 스미스(지난주 미조리 타이거스에서 해고)·잔 로빈슨(네바다 라스베가스)에 이어 해킷까지 쫓아내는 ‘지도자 부재’에 시달리고 있다.

라구나 니겔의 신생명문 샌타 마가리타 고교를 전국챔피언으로 이끈뒤 USC에 입학한 2년생 주전 쿼터백 카슨 파머는 “팀의 부진은 그의 잘못이 아니라 팀 자체가 문제”라고 자책했다.

서부에서 가장 오래된 사립대학이자 풋볼명문인 USC감독 자리는 전국적인 명성과 주목을 끌수 있는 자리. 벌써부터 해킷의 후임으로 여러명의 유능한 코치가 거론되고 있다.

이중에서도 특히 만년 꼴찌팀 오리건 스테이트 비버스를 올해 10승1패로 변신시킨 데니스 에릭슨· 역시 하위팀 위스컨신 배져스를 로즈보울에서 세번씩 우승시킨 배리 알바레즈·노스웨스턴의 랜디 워커·프로풋볼(NFL) 워싱턴 레드스킨스의 노브 터너 감독 등이 USC의 차기 사령탑 물망에 오르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