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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골다 컥컥, 성기능 장애까지 부를라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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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호 18면

봄은 코골이들에겐 괴로움의 계절이다. 건조한 날씨가 코의 공기 통로를 막아 코골이가 심해진다. 이로 인해 각방을 쓰는 부부가 늘어나는 계절이기도 하다. 코골이는 무심코 넘기기 쉽다. 하지만 고혈압과 심장·뇌 혈관질환을 유발하고 성기능 장애 위험을 확 높이는 ‘악성 질환’이다. 몸이 산소를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기 때문에 수명 단축을 초래하기도 한다. 40~69세 성인 남성 중 25%에서 수면무호흡증이 관측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고려대 구로병원 신경과 김지현(사진) 교수에게 수면무호흡증의 위험과 예방법에 대해 들어봤다.

고려대 구로병원 신경과 김지현 교수에게 듣는 수면무호흡증

-수면무호흡증은 어떤 병인가.
“잠을 잘 때 숨을 쉬지 않는 행동을 반복하는 질환이다. 10초 이상 숨 쉬지 않는 것을 한 번으로 계산하고 시간당 5회 이상 숨 쉬기를 멈추면 수면무호흡증으로 진단한다. 한 시간 동안 5~15회 이런 행동이 나타난다면 경증, 15~30회는 중증, 30회 이상은 심각한 상황으로 분류한다.”

-수면무호흡증은 왜 생기나.
“공기의 유입 통로가 막혀서 생긴다. 해부학적으로 코·목젖·기도 근처에 있는 공기 통로가 잘 막힌다. 깨어있는 상태에서는 근육이 긴장해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 하지만 잠이 들면 근육의 긴장이 풀려 공기 통로가 막힐 수 있다. 비만이라면 누웠을 때 중력 때문에 공기 통로가 막히기도 한다. 만성 비염이 있거나 외부 충격으로 비중격(코를 좌우로 나누는 칸막이 벽)이 삐뚤어진 것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이외에도 선천적으로 턱이 쑥 들어간 사람은 혀 뿌리가 안 쪽으로 밀려 있는 구조적 문제 때문에 수면무호흡증을 일으킨다.”

-언제 의심해야 하나.
“배우자나 가족이 함께 잠을 잘 때 코를 심하게 골거나 숨을 쉴 때 ‘컥’ 하는 소리를 자주 낸다면 의심해야 한다. 주로 땀을 많이 흘리고 숨을 쉬기 위해 몸을 자주 뒤척인다. 자가진단도 가능하다. 베개에 머리만 닿아도 바로 잠이 드는 유형임에도 일어났을 때 몸이 개운하지 않거나 충분히 잤는데도 피곤함이 가시질 않는다면 가능성이 있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입 안이 바싹 말라 있거나 밤에 자주 깨 물을 마시러 가는 것도 의심 증상이다. 이외에도 집중력이 떨어지고 낮에 과도하게 졸음이 온다면 수면무호흡증일 수 있다.”

-방치하면 어떤 위험이 있나.
“산소 공급이 충분하지 않을 때 나타나는 모든 질환에 걸릴 수 있다. 대표적으로 고혈압·심부전·급성관상동맥 질환·뇌졸중 등이 있다. 경증의 수면무호흡증일 때 4년 동안 고혈압 발생 가능성은 42%, 중증일 때 수면 중 심장마비 가능성은 40%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수면무호흡 지수가 108이나 나온 50대 남성 환자를 진료한 적도 있다. 한 시간에 10초 이상 숨 쉬지 않은 횟수가 108번이나 됐다는 의미다. 그는 검사 중 산소포화도가 50% 이하로 떨어지기도 했다. 참고로 중환자실에서 환자의 산소포화도가 80% 정도로 떨어지면 산소 공급을 위해 삽관을 한다. 그 역시 협심증과 고혈압이 있었다.”

-검사는 어떻게 이뤄지나.
“기본적으로 수면다원검사를 한다. 저녁 8~9시부터 준비를 한 뒤 병원에서 하루 밤을 지내면서 머리, 코, 배 등에 센서를 부착해 관찰하는 방법이다. 여기서 무호흡증이 있다고 진단되면 이비인후과로 가서 코나 목젖 등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지 알아본다. 고혈압이나 심장병은 없는지 조사도 한다. 비용은 50만~80만원 정도로 보험 적용은 받지 못한다.”

-치료는 어떻게 하나.
“어느 부분이 막혔는지 확인부터 한다. 코부터 목젖·후두까지 꼼꼼히 살핀다. 수면무호흡 상태가 심각하면 목젖 주변을 절개하는 수술을 한다. 공기 통로를 막고 있는 일종의 구조물을 제거하는 방법이다. 살이 다시 자라서 공기 통로를 막는 경우도 많지만 중증 환자에겐 효과적이다. 기계로 공기를 불어 넣어주는 양압기를 사용하는 치료법도 있다. 환자에게 알맞은 압력을 찾아 코를 통해 기도를 열어준다. 하지만 장비가격(약 200만원)이 비싸고 자는 동안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양압기를 3개월 이상 사용하는 비율은 30% 정도다. 꾸준히 사용하면 효과가 확실하기 때문에 앞으로 환자들이 불편하지 않게 기계를 만드는 것이 관건이다. 이외에도 혀를 앞으로 당겨주거나 아래턱 전체를 앞으로 내밀어주는 구강 내 장치도 최근 많이 사용되고 있다.”

-수면무호흡증을 예방하려면.
“위험 요인을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먼저 운동을 꾸준히 해 살이 찌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수면무호흡증 환자의 70%는 비만이고, 비만 환자의 50%는 수면무호흡증으로 알려져 있다. 살이 찌면 기도 주위에 지방이 쌓이면서 기도가 좁아진다. 잦은 음주와 흡연도 위험 요인이므로 피해야 한다. 옆으로 누워 자면 공기 통로가 잘 확보되므로 잠을 잘 때 고개를 옆으로 돌려 자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 낮은 베개를 사용할 것도 권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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