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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현대 박진만 기량 급상승

중앙일보

입력

현대 타선은 한치의 빈틈을 허용하지 않는다.

상위 타선은 빠른 발을 갖춘 전준호와 '타격왕' 박종호, '타점왕' 박재홍 등 막강한 파워와 정확한 타격이 균형을 이룬다.

하위 타선으로 내려가도 박경완.퀸란 등 홈런 타자들이 즐비하다. 그 마지막에 '순둥이' 박진만(사진)이 화룡정점을 찍는다.

포스트시즌 들어 박진만의 활약은 기대 이상이었다.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네경기에서 10타수 4안타에 팀내 최고 출루율(0.571)로 현대의 순조로운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더니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최고조에 다다랐다.

2회말 첫타석에서 2사 2, 3루의 득점 기회에서 여지없이 2타점 적시타를 때려 기선을 제압하더니 8회말에는 퀸란에 이어 좌중간 관중석에 꽂히는 랑데부 홈런 아치를 그려내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정규시즌 동안 도루를 하나도 기록하지 못했지만 삼성과의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각각 하나씩 모두 두번의 도루를 성공시키며 상대의 허를 찔렀다.

게다가 유격수 수비에서는 해태 시절의 이종범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완벽한 기량을 과시했다.

박은 발빠른 푸트워크로 중견수 또는 좌익수 쪽으로 빠질 듯한 안타성 타구를 여유있게 걷어내며 두산의 추격 의지를 번번이 꺾어놓았다.

그러나 유격수로는 국내 최고라는 평판을 듣고 있는 박진만에게 들추고 싶지 않은 기억이 있다.

1996년 고졸로 현대에 입단한 뒤 97년 박은 0.185의 타율을 기록하며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 가운데 역대 최저타율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그러던 박이 커다란 변화를 맞게된 것은 지난해말 김용달 신임 타격 코치를 만나면서부터. 타격폼을 임팩트에 주안점을 두는 쪽으로 변화시킨 것이 주효했다.

박은 올시즌 타율을 0.287로 끌어올렸고, 데뷔 이후 처음으로 두자릿수 홈런(15개)을 때려냈다.

박은 "시드니 올림픽에서 1백50㎞를 웃도는 광속구를 상대하다 돌아왔더니 국내 타자들의 공이 슬로볼로 보일 정도로 자신감을 갖게 됐다" 며 자신의 두번째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를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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