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창간 5주년을 맞는 우리의 다짐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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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2호 02면

국내 최초의 일요판 배달신문으로 탄생한 중앙SUNDAY가 오늘로 창간 5주년을 맞았다. 창간 사설에서 우리는 “정보의 바다를 헤쳐나가는 데 필수품인 나침반의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중앙SUNDAY가 보통의 일간 신문들과 확연히 차별되는 ‘오피니언 리더의 신문’으로 자리 잡을 수 있게 된 데 대해 독자들께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감사를 드린다.

창간 5주년 아침에 우리는 ‘신문의 사명’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신문의 종말과 매스미디어의 종언을 외치는 소리가 유행가처럼 떠다니는 시대에 ‘신문의 사명’을 읊조리는 건 너무도 낡고 고리타분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신문을 만드는 기자인 우리는 어느 한순간도 그 사명을 잊은 적이 없다. 우리는 모바일 기기의 혁명적 발전으로 도래한 대변혁에 기꺼이 동참하고자 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진화가 가져온 ‘대중 참여 민주주의’도 적극적으로 환영한다. 하지만 우리는 기술적 진보와 ‘퍼스널 미디어’의 확장과는 별개로 신문이 독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정보의 고유한 영역이 있다고 믿는다. 고도로 훈련받은 기자들의 전문성과 진실을 추구하는 열정, 기자적 감수성과 통찰력을 통해 우리가 창간호에서 밝혔던 것처럼 쏟아지는 정보 홍수 시대의 나침반이 될 수 있다고 감히 자임하고픈 것이다.

창간 5주년을 맞아 중앙SUNDAY는 다음과 같은 다짐을 드린다. 첫째, 진영논리에 흔들리지 않는 신문이 되겠다. 우리는 신문이 자신의 고유한 이념적 정체성을 갖는 것을 부인하지 않는다. 헌법적 가치와 충돌하지 않는 한 오히려 권장하고 싶다. 하지만 자신과 이념적 스펙트럼이 다르다는 이유로 진실을 왜곡하거나 호도하는, 고질적인 진영논리로부터는 철저히 벗어나고자 한다. 우리는 언제든지 ‘불편한 진실’을 받아들일 만반의 준비를 갖출 것이다. 둘째, 우리는 용기 있는 신문이 되겠다. 용기는 이 시대에 가장 오해받는 덕목 중 하나일 것이다. 우리는 무책임한 선동과 폭로를 결코 용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겸허함을 갖추지 않은 용기는 쉽게 독선과 독단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어떠한 종류의 억압과 왜곡에 맞서 싸울 언론적 용기를 갖기 위해 언제나 노력하려고 한다. 셋째, 우리는 양심과 신뢰를 최우선 가치로 두겠다. 언론의 신뢰는 너무나 소중하지만 요즈음은 너무나 우리로부터 멀어져 버린 것이 사실이다. 우리는 좋은 언론이 좋은 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고전적 정의(定義)를 믿는다. 중앙SUNDAY가 앞으로도 독자들의 신뢰를 받으며, 진영논리에 흔들리지 않으면서, 용기 있게 우리 사회의 나아갈 바를 제시할 수 있도록 독자들이 큰 힘이 되어 주시길 당부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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