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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지식] 100년 전 독도는 왜 다케시마로 둔갑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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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독도실록 1905
예영준 지음, 책밭
273쪽, 1만5000원

100년 전 독도는 바다사자의 일종인 강치 천국이었다. 당시 일본에서 강치는 기름과 가죽을 채취하는 데 이용됐다. 독도의 강치를 탐낸 일본인 어부 나카이 요자부로와 이를 도운 외무성의 야마자 엔지로 당시 정무국장. 이 책은 두 사람의 행적을 통해 일본의 독도 침탈을 재구성했다.

 어부 나카이는 1904년 독도에서 강치잡이를 하기 위해 일본 내무성에 독도 편입을 위한 청원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내무성은 “한국 영토라는 의심이 있는 암초를 편입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반대했고, 나카이는 같은 내용의 청원서를 외무성에 냈다. 당시 정무국장 야마자는 이 청원에 담긴 일본 제국주의 팽창의 전략적 가치를 읽어냈다. 일본은 1905년 독도에 일본 이름 다케시마를 붙여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일본 어부들의 남획으로 독도의 강치는 모습을 감췄다.

 100년 이상이 지난 지금까지 한일 외교 갈등의 화근이 되고 있는 독도 문제는 결국 어장을 독점하려는 한 일본 어부의 과욕, 이를 대륙침략의 도구로 이용하려던 일본 외교관의 모의에서 비롯됐다는 점은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중앙일보 도쿄 특파원을 지낸 저자는 당시 일본 내각 자료와 일본 신문 보도, 야마자에 관한 기록 등을 근거로 독도가 다케시마로 둔갑하는 과정을 추적했다. 독도를 실효지배하고 있는 한국이 영토분쟁으로 몰고 가려는 일본에 논리적으로 반박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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