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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최대호황 '좋기만 한가'

중앙일보

입력

경기가 둔화하고 있는데도 신용카드 사용액은 계속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한국은행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 3분기 신용카드 사용금액은 53조1천9백49억원으로 최초로 50조원대를 돌파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23조8천7백억원)에 비해 2.2배나 늘어났다.

신용카드 사용금액이 급증한 것은 지난해 4분기부터 신용카드 사용금액에 대한 소득공제 제도가 실시되고 올해 카드 영수증으로 복권을 추첨하는 제도가 도입되는 등 정부의 카드사용 장려정책의 영향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 때문에 7개 카드회사는 다른 상당수 기업과 금융기관이 경영난을 겪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사상 초유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

카드회사의 당기순이익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3백60억원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2천4백22억원으로 급증하더니 올 상반기에만 지난해 전체 이익의 두배가 넘는 5천3백7억원을 기록했다.

이 결과 공적자금이 지원돼 정부의 경영평가를 받고 있는 외환과 평화은행도 카드 부문만은 '황금알 낳는 거위' 로 평가돼 높은 값에 매각 논의가 진행 중이다.

그러나 증시 침체와 경기 둔화로 개인의 호주머니가 얇아지고 있는 데다 하반기 경제상황이 더 악화할 가능성이 커 외환위기 때처럼 불량거래자가 급증할 우려를 낳고 있다.

올 상반기 연체율은 지난해(8.4%)보다 낮은 5.9% 정도에 불과하지만 환란 직후인 98년엔 불량거래자가 급증하면서 20.2%로 늘어 카드회사의 경영을 위협했었다.

한 카드회사 관계자는 "증시침체와 경기악화로 고객의 소득이 줄어들면서 현금서비스가 늘어나는 등 악성 연체가 증가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며 "외환위기 때 경험을 바탕으로 카드사마다 발급시 심사를 엄격히 하는 등 연체율 증가에 대비하고 있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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