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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착륙은 없다… ‘닥터 둠’ 로치의 낙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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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로치

‘차이나 논쟁(China Dispute)’.

 요즘 세계 정상급 이코노미스트가 벌이고 있는 중국 경제 논쟁이다. 중국의 금융위기 또는 경착륙 여부가 핵심 쟁점이다. 짐 오닐 골드먼삭스자산운용 회장은 낙관론의 대표 주자다. 그는 “중국이 큰 요동 없이 성장해 미국을 추월한다”고 주장했다. 반면에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비관론의 대표 격이다. 그는 지난해 “3년 안에 중국이 경착륙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양쪽 전문가는 평소 성향대로 중국 경제를 분석해 전망했다.

그런데 스티브 로치 미국 예일대 교수가 뜻밖의 전망을 내놓았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그는 8일(현지시간) 상하이의 한 경제 콘퍼런스에서 “중국 경제 성장이 균형을 잃을 수 있지만 경착륙 국면으로 들어설 것이라는 우려는 크게 부풀려졌다”고 말했다.

 로치 교수는 마크 파버 마크파버리미티드 회장, 루비니 교수 등과 함께 ‘닥터둠 3인방’으로 불린다. 그가 미 경제를 너무 비관적으로 전망해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최후의 날 이코노미스트’라는 닉네임을 붙여주기도 했다. 이런 그가 “중국의 은행시스템이나 부동산 버블(거품)이 문제이긴 하지만 시스템이 무너지거나 거품이 붕괴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로치 교수는 중국 정부의 인플레이션 억제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중국 정부는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한 조치를 잘 취해왔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 하루 뒤인 9일 발표된 중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3.2%였다. 예상치(3.4%)보다 낮을 뿐만 아니라 20개월 최저 수준이다. 로치 교수는 “중국 경제 성장의 가장 큰 위험 요인은 고정자산 투자에 의존도가 높은 반면, 내수 의존도는 낮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9일 발표된 올 1~2월 고정자산 투자는 한 해 전 같은 기간보다 21.5% 늘었다. 지난해 12월 증가율은 23.8%였다. 반면에 내수를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예상치(17.6%)보다 낮은 14.7% 늘어는 데 그쳤다. 로치 교수는 고정자산 투자에 대한 의존을 줄이기 위해 “중국 정부가 일자리를 더 늘리고 노동자의 임금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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