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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난 강철규, 심사 중단하고 퇴근 … 민주당 공천 마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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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가운데)가 2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언주 에스오일 상무(오른쪽)와 임지아 변호사(왼쪽)의 입당식을 열고 함께 포즈를 취했다. [김태성 기자]

강철규 민주통합당 공천심사위원장이 29일 오후 예고 없이 업무를 중단했다. 이에 따라 민주통합당의 공천심사가 잠정 중단됐고, 면접 일정은 모두 연기됐다. 공천 이의신청을 심사하는 공천재심사위원회에 참여한 이훈평 전 의원도 “시민단체들과 친노세력들이 장악해 자기들 입맛에 맞는 사람을 단독으로 정해 버리고 옛 민주계를 학살하고 있다”고 반발하며 사퇴했다.

 공심위 간사인 백원우 의원은 “오늘 기자간담회가 예정돼 있었는데 최고위(지도부)가 충분한 사전 설명 없이 연기·취소한 것은 공당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 위원장이 말했다”고 밝혔다. “(강 위원장이) 마음의 평정심을 찾기 위해 시간을 두자는 말을 하고 퇴근했다”고도 했다. 그 뒤 이날 예정된 전북 7개 지역 예비후보들의 면접 일정은 취소됐다. 향후 일정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강 위원장은 이날 오전 11시 공천심사 결과에 대한 기자간담회를 열기로 했었다. 최고위에서 공천 결과를 의결하면 이를 발표하려 했던 것이다. 하지만 최고위의 결정이 늦어지면서 강 위원장의 기자회견은 취소됐고, 오후 3시쯤 백 의원이 대신 결과를 브리핑했다. 백 의원은 “브리핑 중간에 강 위원장이 급히 불러 가 봤더니 이미 심사 중단 결정을 내린 상태였다”고 전했다. 강 위원장은 수차례 “심부름하러 온 게 아니다”고 강조한 바 있다.

 당 고위 관계자는 “강 위원장의 심사 중단은 지도부에 대한 불만이 쌓여 터져 나온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공심위 심사 결과가 최고위로 올라가면 최고위원들이 일부 수정하고, 필요에 따라 자기 계파 사람을 집어넣는 과정을 반복했던 것으로 안다”고도 했다. 실제 이날 최고위는 공심위가 정한 한 탈락자를 의결에서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위원장의 반발은 한명숙 체제엔 큰 충격이다. 당의 한 현역 의원은 “민주당과 시민통합당의 연합군 형태로 모인 최고위원들이 확실한 리더십 없이 맞부딪히면서 제대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불협화음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도 표출됐다. 박지원 최고위원도 “공천 결과에 대해 ‘호남 물갈이, 민주계 공천 학살, 친노(친노무현계) 부활, 특정 학교 인맥의 탄생’이라는 평가가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 자기 몫 챙기기에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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