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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선율·리듬 더한 98˚ 'Revelation'

중앙일보

입력

1997년 팝계는 흑인음악의 본산 모타운레코드를 통해 등장한 4인조 백인그룹 98디그리스(98˚)에 주목했다. 특히 90년대 모타운의 새 전성기를 주도한 보이즈투멘의 후계자를 고대하던 팬들에게 이들의 등장은 대단한 충격이었다.

▶ 수록곡 듣기
Give Me Just One Night
The Way You Want Me To
Stay The Night
My Everything
Never Giving Up

98˚는 오하이오 출신의 제프(27.테너)가 신시내티 음악학교 동기인 저스틴(27.베이스), 닉(27.테너)을 모아 결성한 그룹. 닉의 동생 드루(24.바리톤)가 합류하며 현재의 라인업을 갖추고 LA를 중심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사람의 체온을 화씨로 표기한 '98˚'에는 인간적인 하모니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97년 데뷔 음반〈98˚〉로 이름을 알린 이들은 이듬해 트리플 플래티넘(3백만장 이상 판매)을 기록한 2집〈98˚앤드 라이징(And Rising)〉으로 정상의 인기를 경험한다. 특히 소울 뮤지션의 영원한 우상 스티비 원더와 함께 부른 '트루 투 유어 하트(True To Your Heart)'는 최고의 보컬그룹을 향한 이들의 정체성을 보여줬다.

지난해 크리스마스음반 이후 1년여 만에 발표한 새 앨범〈레벌레이션(Revelation)〉은 '폭로'라는 제목처럼 과거와는 사뭇 다른 음악적 시도를 선보였다. 모타운 보컬그룹의 특징인 R&B 그루브 대신 팝 선율과 다양한 리듬을 강조했고, 전자음향을 부각한 편곡으로 보컬 하모니의 비중을 줄였다.

이들의 변신이 백스트릿보이스, 엔싱크 등 여타 보이밴드들과 구분되던 98˚의 개성을 퇴색시켰다는 지적도 있지만, 흥행면에선 일단 대성공이다. 지난 주 출시된 새 앨범은 마돈나의〈뮤직〉을 누르고 빌보드 앨범차트 2위로 등장했고, 타이틀곡 '기브 미 저스트 원 나이트(Give Me Just One Night)' 역시 10주째 싱글 차트 상위권에 올라있다.

〈레벌레이션〉의 미덕은 98˚ 멤버들의 음악적 개성을 최대한 드러내는 한 편 다른 팝 스타들의 장점을 받아들이는 데도 노력했다는 점이다. 수록곡 13곡 중 11곡의 작사·작곡에 98˚가 직접 참여했고, 에이스 오브 베이스·엔싱크·머라이어 캐리·모니카·제시카 심슨 등과 작업했던 프로듀서들이 팀을 이뤄 다채로운 색깔을 입혔다.

열정적인 사랑을 노래한 댄스곡 '기브 미 저스트 원 나이트'는 이들의 변화가 집약된 곡. 휘몰아치는 라틴 리듬과 빈틈 없는 하모니의 조화가 매력적이다.

'스테이 더 나잇(Stay The Night)'은 친숙한 멜로디와 편한 구성의 팝 넘버. 피아노, 어쿠스틱 기타, 스트링으로 애절함을 더한 발라드 '예스터데이스 레터(Yesterday's Letter)도 듣기 좋다.

아 카펠라 '아일 기브 잇 올(I'll Give At All)'에 이어서 등장하는 '마이 에브리씽(My Every Thing)'은 감미로운 R&B 발라드. 팝가수 제시카의 연인으로도 알려진 닉이 사랑의 가사를 썼다.

'더 웨이 유 원트 미 투(The Way You Want Me To)' '유 슈드 비 마인(You Shoud Be Mine)'은 강렬한 비트를 살린 R&B 넘버. 보코더를 사용한 닉의 인트로가 인상적인 '디지(Dizzy)' 스크래치 사운드와 스트링의 교차되는 '네버 기빙 업(Never Giving Up)'도 새롭다.

한편 98˚는 다음달 1∼3일 내한, 기자회견·방송 등을 통해 새 앨범 홍보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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