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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이봉주, 마라톤 제패 도전

중앙일보

입력

마침내 결전의 날이 밝았다.

`국민마라토너' 이봉주(30.삼성전자)가 시드니올림픽 남자마라톤에 출전, 대망의 금메달에 도전한다.

부상과 팀 이탈 등 거듭된 시련 속에서도 4년간 별러온 꿈의 레이스.

이봉주는 10월1일 오후 2시(한국시간) 시드니 북부 세인트레너즈를 떠나 올림픽 스타디움에 이르는 42.195㎞ 풀코스에서 1위로 골인, 영광의 월계관을 쓰겠다는 굳은 다짐이다.

반드시 금메달을 따야 4년전 애틀랜타에서 은메달에 그친 한을 풀고 코오롱 이탈에 따른 오해도 풀 수 있다.

이봉주는 이날을 위해 시골여관을 전전하던 지난 겨울부터 1만㎞를 쉬지않고 달려왔다.

한시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기에 져도 후회는 없다.

하지만 그의 가슴 속은 황영조의 바르셀로나 신화를 8년만에 재현하고픈 야망으로 가득 차 있는 게 사실이다.

지난 15일 하루 50㎞를 달리는 강훈을 끝내고 조정기를 거쳐 28일 올림픽선수촌에 입촌한 이봉주는 결전을 하루 앞둔 30일 오전 보조경기장에서 스트레칭과 50분간 가벼운 조깅으로 컨디션을 최종 점검했다.

풀코스를 22번이나 뛰어 노련미에선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할 수 있는 그는 지난 1주일간 식이요법을 통해 막판 지구력 및 스퍼트 싸움에 필수적인 영양을 충분히 섭취해 몸도 한결 가벼워졌다.

이봉주는 일단 30∼35㎞ 지점이 승부처라고 보고 33㎞ 오르막에서 먼저 달려나가 우위를 점한다는 계획.

35㎞ 내리막에서 2∼3명과 선두그룹이 형성되면 39㎞까지 잇따라 이어지는 언덕에서 스퍼트를 해 `금빛 레이스'를 열겠다는 생각이다.

현재 이봉주와 금메달을 다툴 선수로는 올시즌 최고기록 보유자인 안토니오 핀투(포르투갈)와 압델카데르 엘 모아지즈(모로코), 엘리야 라가트(케냐), 아벨 안톤(스페인) 등이 꼽히고 있다.

이봉주는 특히 99년 런던마라톤 35㎞지점에서 컨디션 난조로 핀투와 모아지즈에게 뒤처졌던 아픈 기억을 갖고 있어 이번 레이스를 설욕의 기회로도 삼고 있다.

이봉주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다"며 "국민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후회없는 레이스를 펼치겠다"고 말했다. (시드니=연합뉴스)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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