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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위기 닥칠수록 이순신 장군 소통 리더십 돋보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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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은 사회적 갈등이 첨예하고 국가적으로 위기가 닥칠 때 더욱 돋보이는 것 같습니다.”

 지난달 31일 충남 아산 순천향대 이순신연구소장에 임명된 임원빈(54·해군사관학교 명예교수·사진) 박사의 진단이다. 순천향대는 1999년 국내 대학 가운데 처음으로 이순신연구소를 설립해 운영 중이다. 임 박사는 순천향대 초빙교수로 임용되면서 소장직을 맡았다. 2007년 이 대학에 개설된 ‘이순신 리더십 강좌(교양 2학점)’를 강의한다. 그는 “임진왜란이 일어난 지 420년이 되는 올해 이순신연구소장을 맡게 돼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임 소장은 “충무공에 대한 정론(正論)을 확립하는 게 급선무”라고 했다. 국민 대다수는 이순신을 존경하지만 이순신의 삶과 업적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예를 들어 TV드라마 등에서 알려진 이순신 장군의 ‘23전 23승’은 근거 없는 얘기다. 또 당시 조선 수군의 역량은 무시한 채 이순신 개인 역량만으로 해전의 승리를 설명하는 것도 비합리적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이순신 리더십 교육에도 발벗고 나서기로 했다. 현재 학생에게만 실시되고 있는 교육을 사회 각계·각층으로 확산시킨다는 방침이다. 임 소장은 “수준·기간별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해 맞춤식 리더십 교육을 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시대에 필요한 이순신 리더십으로 ‘소통·통합의 리더십’과 ‘가치지향형 리더십’을 꼽았다. 그는 “충무공이 명량해전을 앞두고 운주당(작전 상황실)을 차려놓고 부하 장군과 하루에도 몇 차례씩 토론한 것은 소통·통합의 리더십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고 말했다. “가혹한 형벌을 자주 내렸던 원균의 ‘독선주의적 리더십’과 대조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이순신의 승리는 불의를 응징한 ‘정의의 승리’”라며 “‘성과 지상주의’에 물든 현대인들은 충무공의 가치지향적 리더십을 배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 소장은 해사(34기)를 나와 연세대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순신 병법을 논하다』 등 저서와 관련 논문 30여 편을 발표한 이순신 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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