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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정책·라인 쇄신하고 김정은 대화 상대 인정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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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김정은(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북한 최고사령관을 대화 상대로 인정하고 정상회담을 제의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2일 한반도포럼(회장 백영철 건국대 명예교수)과 고려대 평화와 민주주의 연구소(소장 임혁백)가 공동 주최하고 중앙일보가 주관한 제3회 한반도포럼 학술회의에서다.

‘김정일 이후 시대의 한반도’란 주제로 열린 이날 학술회의에서 박명림 연세대 교수는 “국력이나 국제 조건에서 남한이 북한을 압도하는 상황에서 북한의 최고지도부와 대화하는 것이 현실적인 우리의 국익”이라면서 이같이 제안했다. 임 고려대 교수는 “김정은 시대 도래에 따라 동북아 정세가 급변하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유연성과 원칙을 오가며 동북아안보 체스판의 본질을 보지 못하고 있다”며 “대북정책과 대북라인의 근본적 쇄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백 회장도 “현재 남북 간 경색국면을 넘어설 수 있는 뚜렷한 정책적 비전이 보이지 않고 있다”며 “정부 는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보다 능동적이고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날 회의에선 새 정권이 들어서면 이전 정권의 대북정책을 완전히 수정하려는 정책적 혼선은 지양되고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대북정책이 나와야 한다는 데 참석자들이 공감했다.

 2010년 북한의 천안함 폭침사건에 따라 대북 지원과 경협을 제한하는 5·24 조치의 무용론도 나왔다. 이정철 숭실대 교수는 “5·24 조치 이후인 최근 2년간 북한의 경제가 성장한 것으로 평가된 것은 이 조치가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들에 대해 이신화 고려대 교수는 “북한이 안 바뀌니 우리가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은 위험하다”며 “북한이 대화상대인 것은 분명하지만 김정일이 죽었다고 해서 새판을 짜자며 국가적 테러인 천안함을 묻고 지나가자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날 포럼 에 참석한 천영우 대통령실 외교안보수석은 “북한이 변화의 기회를 잡도록 우리가 도와줄 것”이라며 “북한이 결심할 때까지 조용히 지켜보면서 기회의 문을 활짝 열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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