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E 시사용어] 트라우마 外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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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면

트라우마(Trauma)

교통사고 피해자나 참전 군인들은 “꿈에서 참혹한 순간이 자꾸 반복돼 괴롭다”며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라 불리는 트라우마다. 사고를 당했던 순간을 잊으려 해도 자꾸 생각나고 끝없이 나락에 빠지는 꿈을 반복해 꾸는 증상이 대표적이다.

청소년들을 괴롭히는 대표적인 트라우마는 왕따에 대한 기억이다. 전문가들은 “따돌림은 전쟁·교통사고처럼 일회성 사건이 아니라 반복적으로 피해 학생을 괴롭히기 때문에 스트레스 수위가 더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폭력을 반복해서 당하면 자신도 모르게 가해자의 행동을 따라 하기도 한다. 피해자가 가해자로 돌변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피해자와 가해자를 동시에 경험했을 때 정신질환이 더 많이 나타나고 치료도 어렵다”고 말한다.

겉으로 드러난 상처는 아물면 그만이지만 트라우마로 인한 고통은 피해자를 자살로 내몰기까지 한다. 언어폭력·물리적 폭력을 일삼으며 “장난이었다”고 변명하기 전에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는 맞아 죽는다’는 격언을 마음에 새겨볼 일이다.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

카리스마(Charisma)

선거의 해인 2012년, 리더십과 더불어 가장 자주 들을 수 있는 말이 바로 카리스마다. 대개 압도적인 지도력을 발휘해 대중을 따르게 하는 영웅적 능력이나 자질을 카리스마라 일컫는다. 카리스마의 어원은 그리스어로 ‘신의 은총’이라는 의미다. 예언이나 기적을 나타낼 수 있는 초능력이나 절대적인 권위를 뜻한다.

전문가들은 개인의 특성, 처한 상황, 그리고 지지자들로부터 카리스마가 나온다고 분석한다. 같은 인물의 카리스마에 대한 평가도 때에 따라 달라진다. 언론에서 최고경영자(CEO)의 실적이 좋을 때는 ‘카리스마가 넘친다’고 표현하다가 실적이 떨어지면 슬그머니 그 표현을 빼버리는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정치학자들은 후보들의 지지도와 카리스마의 상관관계를 밝혀내려고 노력해 왔지만 특별한 성과는 없다. 카리스마로 유명한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 역시 재임 기간 내내 지지율이 오르락내리락했다.

 선거에서는 대중을 매혹시키는 카리스마의 소유자들이 승리를 차지하게 된다. 총선과 대선 레이스를 펼칠 후보들의 면면이 속속 드러나는 요즘 ‘신의 은총’을 받은 이가 누구인지 미리 점쳐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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