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트레킹 코스 … 여수 폐철길의 변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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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선 복선전철 개통 이후 활용 방안을 놓고 논란을 빚었던 전남 여수의 철도 폐선 부지가 시민들의 쉼터로 거듭난다. 여수시는 전라선 복선전철화 사업으로 발생한 폐선 부지에 체육공원과 문화공원, 트레킹 코스 등을 조성키로 했다고 31일 밝혔다. 사업이 완료되면 덕충동 마래터널에서 옛 율촌역 사이의 폐선 부지 25.7㎞가 도심 속 공원으로 탈바꿈한다. 시는 이 구간에 향후 10년간 토지구입비 400억원 등 총 1100억원을 들여 시민 쉼터를 조성한다. 2월 해당 부지를 공원 부지로 용도를 변경하는 것을 시작으로 기본계획 수립에 들어간다.

 전체 구간 중 4분의 1 가량인 6.2㎞ 구간에만 폐선 부지 소유자인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체험형 관광지를 운영한다. 철도시설공단은 오림(미평터널)~마래터널 구간(길이 4㎞)에서 사륜 오토바이(ATV) 시설을 운영하기 위해 민간 사업자를 공모했다. 또 미평역~미평터널 구간(2.2㎞)은 승마 트레킹 코스로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앞서 26일 여수시와 철도시설공단은 철도폐선 부지에 대한 업무 협약을 맺고 도심공원 조성을 위해 공동 보조를 취하기로 했다. 지난해 9월 전라선 복선철도 개통 전후로 불거진 폐선 부지 활용 방식에 대한 갈등과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당초 시는 철도시설공단과 함께 미평역~마래터널 구간(8.4㎞)에 레일 바이크 등 수익사업의 부지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가 포기했다. 용역조사 결과 레일 바이크가 수익성이 낮다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철도시설공단이 레일 바이크 사업을 포기한 여수시 대신 민간사업자 선정에 나서면서 논란이 일기 시작했다.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폐선 부지를 녹지로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진 것이다. 여수시도 생태공원이나 자전거도로 등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용역 결과를 토대로 철도시설공단을 설득했다.

 결국 철도시설공단은 여수시와 함께 폐선부지에 시민공원을 조성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수익성이 낮은 영리사업을 강행하는 대신 주민 복리와 폐선 부지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입장을 바꾼 것이다.

 임영록 한국철도시설공단 호남본부장은 “ 친환경적 개발을 통해 옛 철길이 주민의 친근한 벗으로 재탄생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전라선 폐선 부지에 대한 공원 조성은 8월 여수세계박람회 폐막 이후 시작된다. 박람회 기간에 덕양역과 구 여천역 일대 등 폐선 부지 3만2000㎡가 임시 주차장으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김충석 여수시장은 “철도시설공단과의 업무 협약이 이뤄져 폐선 부지 복원을 통한 도심 재생사업이 속도를 내게 됐다”며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쾌적한 공원과 다양한 문화공간을 창출해 내겠다”고 말했다.

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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