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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가 2위 따라 하기 … 커피도 ‘하얀 전쟁’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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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동서식품은 31일 김연아를 내세운 TV 광고를 시작했다. “우유만 마시던 연아가 커피를 마신다”는 카피와 함께 김연아가 든 하얀 컵에 ‘화이트 골드’라는 글자만 보였다. 호기심을 건드리는 티저(teaser) 광고다. 본격적 광고는 한 주 후 공개된다. 새로 나온 상품은 커피 크림 중 3%인 카제인 성분을 빼고 무지방 우유를 넣은 ‘맥심 화이트 골드’.

 2, 3위 업체의 반란에 1위 업체들이 따라가고 있다. 동서식품은 새 제품에 “우유를 넣었다”는 표현을 쓰지 않고 “우유를 넣어도 맛있는” 같은 식으로 돌려 표현하며 봉지커피 업계 1위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커피향이 더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대신 매일유업의 광고에 2008년부터 출연 중인 김연아를 영입하면서 우유의 이미지만 가져왔다.

 동서식품과 남양유업은 ‘카제인 vs 우유’ 논란으로 신경전을 벌였던 사이. 식품의약품안전청이 남양유업의 광고를 비방광고로 규정해 시정조치를 내린 것이 1년 전이다. “프림은 걱정된다” “그녀에게 카제인나트륨이 좋을까”라는 문구가 문제됐다. 하지만 동서식품이 이번 신제품에 우유를 넣으면서 봉지커피 시장엔 ‘우유 바람’이 본격적으로 불기 시작했다. 커피믹스판 ‘하얀 전쟁’이라고 할 만하다.

 1위가 가세한 ‘하얀 전쟁’은 라면업계에서도 치열하다. 업계 1위 농심이 하얀 국물 라면을 지난달 초 출시했다. 새 제품 ‘후루룩 칼국수’는 돼지뼈·닭을 우려낸 육수에 청양고추를 넣었다. 지난해 타사에서 잇따라 나왔던 ‘하얀 국물’ 육수와 유사하다. 팔도 ‘꼬꼬면’과 오뚜기 ‘기스면’은 닭 육수, 삼양식품 ‘나가사끼 짬뽕’은 돼지뼈·해물 육수를 사용했다. 농심은 1986년 ‘신라면’ 빨간 국물의 매운맛으로 시장을 이끌었던 선두업체다. 맹추격하는 후발주자들의 제품군에 ‘후루룩 칼국수’로 가세했다. 농심은 “면을 튀기지 않고 바람에 말렸기 때문에 기존의 하얀 국물 제품들보다 열량이 100㎉ 이상 낮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오비맥주의 추격에 하이트진로 또한 절치부심이다. 우선 “시장점유율 하락은 일시적인 것이며 특히 내수 출고량만을 기준으로 했을 때 점유율 우위에 있다”는 입장이다. 하이트진로 서울영업총괄 이성수 전무는 “소주·맥주의 본격적 통합 영업이 올해 시작된다”며 “시너지 효과에 힘입은 밀착 영업으로 1위를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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