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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투약에 암세포 평생 억제 … 백신 같은 획기적 치료제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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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요즘은 암을 치료하는 다양한 항암제가 개발돼 있다. 항암제의 단점은 지속적으로 약을 투여해야 효과가 발휘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한 번 투약으로 평생 암세포를 억제할 수 있는 백신 같은 치료제가 개발됐다. 미국 최초의 암 전문센터 로스웰파크 암센터는 24일(현지시간) 획기적인 암 치료·예방 백신을 발표했다. 미국식품의약청(FDA)의 승인을 받고 1차 임상실험까지 마친 ‘NY-ESO-1’이란 백신이다.

 이번 백신 개발의 주역은 한국계 크리스토퍼 최(한국명 최영재·36·사진) 종양학 부교수다. 5살 때 미국으로 이민 온 최 교수는 남가주대(USC)에서 면역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캘리포니아대(UCLA) 인체 유전자 의학 프로그램 책임자로 근무하다 2010년부터 로스웰파크 암센터에서 일하고 있다.

 이 백신은 몸 속에 바이러스나 암세포가 들어왔을 때 ‘킬러세포’를 불러모으는 역할을 하는 수지상세포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여기에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는 ‘라파마이신’이란 약물을 붙이자 암세포를 기억하는 백신이 탄생했다. 이를 한 번 투약하면 몸에 있는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기억하게 돼 새로운 암세포가 생길 때마다 이를 제거한다는 것이다. 라파마이신은 거대석상으로 유명한 이스터섬의 흙에서 사는 박테리아가 만드는 항균성 약물이다. 최근 서구 의학계에서 ‘불로장생의 물질’로 각광받고 있다고 한다.

 최 교수는 “새 백신 개발을 성공적으로 끝내자면 FDA가 인정하는 백신 제조공정을 유지해야 한다”며 “미국에선 처음으로 이 같은 제조공정 기술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뉴욕 중앙일보 정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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