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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더블위칭데이' 수렁서 잘 버텼다

중앙일보

입력

추석 연휴 뒤 첫날인 14일 오전까지만 해도 귀경길에 지친 주식투자자들의 마음은 더욱 무거웠다.

종합주가지수가 620선대로 추락하고, 코스닥지수도 100선이 무너졌기 때문. 다행히 오후 들어 시장은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합주가지수는 연중 최저치인 650.14를 기록했고, 코스닥지수는 102.07로 100선을 방어한 데 만족해야 했다.

◇ 위력 떨친 더블위칭데이, 그러나 잘 견뎠다〓선물.옵션의 동시만기일에 따른 시장충격은 예상대로 컸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었다.

이날 전체 프로그램 매도는 4천9백91억원, 매수는 1천2백32억원이었다. 특히 매수차익거래 매도는 2천5백57억원에 달했다.

때문에 거래소시장은 프로그램 매도물량이 대형주를 중심으로 급증하며 오전 내내 약세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오전 10시32분부터 5분간 프로그램 매매호가 효력정지 조치인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이는 올들어 세번째.

오후 들어 프로그램 매물이 충분히 소화됐으며 일부는 무난히 12월물로 롤오버(이월)될 것이라는 기대가 일면서 개인.기관의 매수세가 살아났다.

대형 블루칩이 외국인과 프로그램 매수세에 힘입어 낙폭을 빠르게 만회했다. 한전과 포철은 1% 정도의 내림세에 머물렀고 SK텔레콤은 3천원이 올랐다.

김승익 교보증권 투자분석팀장은 "프로그램 매물을 소화한 양에 비하면 지수가 잘 버텼다" 고 진단했다.

◇ 반등의 전주곡인가〓증시전문가들 중에는 반등시점이 온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그러면서도 한국 증시의 구조적인 문제로 인한 반등의 폭과 시기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대한투자신탁증권 리서치센터의 윤현중 소장은 "지수의 바닥은 오늘로 본다" 며 "향후 시장상황은 장기적으로 좋아질 것이며 반등 쪽에 무게를 두고 싶다" 며 낙관론을 피력했다.

대우증권 이종우 팀장은 "더블위칭데이를 일단 무난히 넘긴 셈" 이라며 "그러나 경기불안.고유가 등 구조적인 측면 때문에 일시적인 반등은 있어도 반등의 폭은 크지 않을 것" 이라고 전망했다.

교보증권 김승익 팀장은 "오늘 지수를 단기 저점으로 본다" 고 말했다. 그는 "추세적인 반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워도 최근 단기간에 주가가 워낙 많이 떨어진 만큼 10% 정도는 단기간에 반등할 수 있다" 고 전망했다.

김성태 제일투신운용 주식운용팀장은 "수급상황이 매우 나쁜데다 최근 외국인들이 아시아시장의 비중을 줄이는 추세여서 주가가 과거처럼 많이 반등할지 점치기 어렵다" 며 "금융.기업 구조조정의 성과가 하루 빨리 가시화해야 장세 반전의 계기를 찾을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 투자자 유의사항〓이종우 팀장은 "현재 주가는 꾸준한 내림세에 있으므로 주식을 많이 보유한 투자자는 주식물량을 줄여 현금비중을 높일 것" 을 제안했다.

그는 또 "반등에 한계가 있어 바닥권이 지금보다 더 낮아질 수도 있다" 며 추세의 변화를 확인한 뒤에 들어가는 소극적인 매매를 권했다.

尹소장은 "우량 대형주는 당분간 침체를 지속할 것으로 보여 '실적호전 낙폭과대 중소형주' 를 눈여겨 볼 것" 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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