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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청 투자유치과에 기업전문가 초빙

중앙일보

입력

경남도청 '외인부대 (外人部隊)
' 가 1일 임무교대 했다.

2년동안 경남도에서 외국기업 유치업무를 맡았던 투자유치과 이상목 (李相睦.47)
과장과 이희홍 (李熹洪.42)
팀장이 친정인 삼성그룹으로 돌아가고 삼성에서 오춘식 (吳春植.44)
과장이 다시 파견 나온 것. 이에앞서 윤병로 (尹炳魯.40)
팀장은 지난달말 이미 대우그룹으로 돌아갔다.

대기업체 간부 3명으로 구성된 외인부대가 경남도를 점령한 날은 1998년 9월 1일. IMF고통이 한창일때 경남도가 신설한 투자유치과에 민간전문가를 초빙한 것이다. 98년 2월 지방공무원 임용령에 '민간전문가 파견근무' 규정이 신설된 이후 첫 케이스였다.

이상목씨는 삼성항공 엔진영업팀 부장, 이희홍씨는 같은회사 엔진사업개발팀 과장, 尹씨는 대우건설 경영혁신팀 차장 출신. 이들은 소속회사에서 월급을 받으며 2년동안 파견행태로 공무 (公務)
를 보다가 원대복귀한 것이다.

숫자가 3명에서 1명으로 줄었지만 이 외인부대가 경남도청에 불러온 신선한 바람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영어에 능통한 이들은 투자유치 홍보물을 영문을 직접 만들었으며 지난해 말과 올초 서울 힐튼호텔에서 있은 두차례의 투자유치설명회도 영어로 진행할 정도.

지난달 초 준공된 전자부품을 만드는 사천 진사공단의 일본 다이요 유덴 (太陽誘電)
사는 49일만에 공장설립절차를 끝냈다. 공무원들이 1백20일로 잡은 설립절차를 외인부대들은 초특급작전
끝에 전국에서 가장 빨리 마무리지었다.

이 공장의 준공과정은 올초 지방자치단체 국제화 재단이 주관하는 '통상우수사례 발표회' 에서 소개된이후 전국 자치단체에서 배워가고 있다.

특히 이 외인부대가 2년동안 전국자치단체중 가장 많은 5개의 외국 첨단기업체 (다이요 유덴.Sermatech.NALCO.JST.EEW)
를 유치, 2억8천9백만달러의 외국자본을 들여왔다. 또 2년동안 10여차례 일본.미국.호주 등을 돌며 해외시장개척활동을 벌였다.

그러나 외인부대들이 겪은 어려움도 많았다.李과장은 "자리나 차지하고 있다는 눈총을 받기 싫어 많은 노력을 했지만 공무원들과 완전히 융화되지는 못한 것 같다" 고 털어 놓았다.

외인부대들은 공무원들과 똑같이 벼베기.수해복구 등 노력동원에 참여했지만 틈새를 완전히 없애지는 못했고, 참신한 아이디어가 결재과정에서 제대로 먹혀들지 않아 외로웠다는 것이 주변의 이야기다.

"결과가 좋으면 과정은 무시되는 곳이 기업이지만 행정은 모든 결과에 대한 근거를 남겨야하기 때문에 추진력이 약한 것이 흠입니다."

외인부대원들이 남긴 이말은 민간전문가 영입을 확대하려는 행정기관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대목이다.

창원 = 김상진 기자 <daed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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